매번 단서가 하나씩 따라붙었다.

LG 박종훈 감독은 지난해 말 주니치를 떠나 국내 복귀를 준비 중이던 이병규(36)를 두고 환영하면서도 "몸상태가 어떤지 파악하는 게 우선"이라는 전제를 빼놓지 않았다. 

국내프로야구 3년의 공백. 더구나 이병규의 2009시즌 1군 출전은 28경기뿐이었다. 

박 감독으로서는 눈으로 보고 판단할 근거가 부족했다. 계약 여부를 떠나 활용도를 놓고 물음표를 남겨둘 수밖에 없었다.

LG의 2010시즌 1차 스프링캠프지인 사이판 전지훈련도 근 보름이 지났다.
지금은 어떨까.

박 감독은 이에 대한 물음에 지체 없이 "걱정을 덜었다"고 했다.

박 감독은 3일 '스포츠칸'과의 전화통화에서 "쭉 지켜보면서 탄력이 그대로 남아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일본으로 가기 전과 비교해 체력이나 기본 움직임에서 떨어짐이 없어 잘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적어도 예전의 이병규 만큼의 활약을 기대하는 목소리였다.

"사실, 일본에 있는 동안 체력이 떨어졌거나 아니면 운동을 소홀히 하지 않았을까 걱정했지만 여기 와서 보니 아니다. 치는 것과 뛰는 것 모두 그대로 살아있다"고 설명했다.

정신적인 부분에는 푸짐한 칭찬도 내놨다. 

수비 자세가 느슨하다는 평가를 비롯해 그간 떠돌던 그다지 좋지 않은 소문에 "그간 무슨 문제가 있었는지 코치들에게 물었을 정도였다"며 "상당히 열심히 하고 본인이 그런 부분에서 굉장히 노력하는 게 눈에 보인다"고 말했다.

이병규는 복귀 이후 고참선수로 팀 융화에 애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으로 건너가기 전보다 훨씬 성숙해졌다는 평가가 주류인데 이에 대해 박 감독이 흐뭇해하며 기대감을 보탠 것이다. 

박 감독의 시즌 구상에 이병규는 중요한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외국인타자 페타지니가 떠나면서 새롭게 찾아야 할 4번 후보 가운데도 이병규를 가장 앞순위에 올려놓을 만큼 기본적인 신뢰가 강하다.

이병규가 실전에서 이에 부응할 수 있을까. 박 감독은 일단 믿음이 가득 담긴 메시지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