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34·요미우리)은 요미우리 하라 다쓰노리 감독이 자신을 철저한 플래툰 시스템에 의해 기용하는 것을 냉정하게 분석했다. 

이승엽은 3일 요미우리의 미야자키 스프링캠프에서 "어쩔 수 없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2006시즌에는 플래툰 시스템이 적용되지 않았다"며 "성적이 좋지 않았기에 감독으로서도 좌투수가 나오면 기용하기가 어려운 것"이라고 했다. 

이승엽은 2006시즌 요미우리 소속으로 143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2푼3리, 41홈런·108타점·101득점이라는 엄청난 활약을 했다. 당시 일본프로야구 최정상의 타자였다. 

2007시즌에도 137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7푼4리, 30홈런·74타점·84득점으로 몸값을 했다.

그러나 2008시즌부터 슬럼프에 빠져 지난 시즌까지 아주 부진했다. 

이승엽으로서는 요미우리와의 계약 마지막 해인 올해 강렬한 인상을 남겨야 한다.

그는 "올해 성적에 따라 야구 인생에 중대한 결정을 할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올시즌에 의미를 뒀다. 

강렬한 인상을 남기려면 좌투수에 대한 약점 극복이 필수다. 이에 이승엽이 찾은 해법은 명료했다. 

이승엽은 "좌투수가 던질 때 몸이 밖으로 빠지지 않고 어깨를 넣어 공을 치러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두려움을 없애는 것, 즉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그래서 시즌 초반이 중요하다. 이승엽은 "올해도 초반에 좌투수에 약점을 보이면 곧바로 플래툰 시스템이 적용될 것"이라며 도전적으로 좌투수를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올시즌 하라 감독의 인내심은 예전보다 더 짧을 것으로 보인다. 플래툰 시스템이 적용되기 전에 자리잡는 게 이승엽의 최대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