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따라 강남간다'고 했다. 미야자키 스프링캠프의 이승엽(34·요미우리)이 두산 캠프의 야간 훈련에 동참하는 이유다. 

그는 2~3일 두산 캠프에서 야간 훈련을 했다. 지난 2일에는 저녁까지 두산 캠프에서 먹었다. 두산의 저녁 메뉴가 야외 바비큐였는데 이승엽은 낮부터 "오늘은 두산에 가서 저녁을 얻어먹어야겠다"며 의욕을 보였다. 바비큐를 양껏 먹은 뒤 두산 야간 훈련장에서 두산 선수들과 함께 열심히 배트를 휘둘렀다. 

이승엽은 두산의 야간 훈련 참가 이유에 대해 "이야기 상대가 있어 좋다"고 했다. 

친한 동기생 임재철을 비롯, 김동주·김현수 등 대표팀에서 만난 선·후배가 많아 심리적으로 큰 힘이 된다는 것이다. 

야간캠프에서 후배들에게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해주기도 하고 선·후배의 스윙을 보면서 얻어가는 것도 있다고 만족해 했다. 경쟁심은 더 생기고, 마음은 편해져 훈련 성과도 좋다는 반응이다. 

이승엽의 합류에 두산 김경문 감독도 만족한다.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을 이끌었던 김 감독은 "이승엽은 베이징올림픽 대표팀에서도 고참으로서 리더십을 발휘했다"며 "그런 선수가 우리 선수와 함께 훈련하면 팀에 시너지 효과를 줄 것"이라고 했다. 

이승엽이 지내는 요미우리 숙소에서 야간 훈련을 하는 두산 숙소까지는 차로 30분 거리. 야간 훈련을 하기 위해 그런 수고쯤은 마다하지 않는 이승엽의 열정이 올해는 남다른 게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