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을 머리에 붙이고 다닐까봐요."

SK 유격수 나주환(26)은 22일 경기 전 멋적게 웃으며 이렇게 얘기했다.

20일까지 타율 3할2푼6리로 잘 치고 있음에도 인상적인 활약이 없어서인지 눈에 잘 띄지 않는다며 아쉽다는 반응이었다.

올해 투수들의 볼이 까다로워 상대하기가 영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그는 지난 해 타율 2할8푼8리에 홈런 15개로 활약하며 '공격형 유격수'로 거듭났다.

"요즘 투수들이 슬라이더·포크볼 등 어려운 볼을 주니 힘들다. 주자도 없는데 볼 2개를 연속으로 던진다. 지난 해 뜬금포를 좀 쳐서 그런가."

그래도 포지션이 유격수인 만큼 타격보다는 수비에 더 신경쓰는 편이다.

"유격수가 타율 3할에 홈런 30개 친다면 정말 좋을 것 같긴 한데, 그것보다는 정면으로 오는 땅볼 타구 100개를 실수없이 모두 처리하는 게 더 중요하다. 타격이 아무리 좋아도 수비 하나 잘못하면 바로 질 수 있어 수비가 더 중요하다. 리그 최고 유격수를 꼽으라면 역시 수비가 좋은 쪽을 더 높이 평가해야 된다"며 '국민유격수' 박진만을 롤모델로 삼고 싶다고 했다. 같은 타구가 와도 한층 더 여유있게 처리하는 모습이 부럽다고.

이어 도루에도 욕심내겠다고 했다. "지난 해 21개나 하고나니 올해 견제가 좀 심해져 조금 힘들지만 열심히 뛰겠다"며 웃었다.

팀플레이에 더 치중하겠다는 이야기다. 조직력 야구를 구사하는 SK 주전 유격수다운 각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