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한화전이 열린 22일 대구구장 삼성 덕아웃. 

서울에서 농구 선수 이상민이 은퇴 기자회견을 했다는 소식에 화제는 자연스레 삼성 선동열 감독의 은퇴로 흘렀다. 

선 감독은 99시즌을 마지막으로 일본프로야구 주니치에서 은퇴했다. 

주니치 시절 4시즌 동안 98세이브를 올리고 은퇴를 선언했을 때의 나이가 37세. 은퇴 선언 시점에도 주니치의 주전 마무리투수로 활약 중이었고 더 뛰라는 주니치 구단의 권유도 있었다. 게다가 요미우리와 한신의 영입 제의도 있었지만 이를 뿌리치고 은퇴를 결정했다. 

선 감독은 "더 뛸 수 있었고, 주위에서도 은퇴를 만류했지만 선배들이 정상에서 은퇴했던 사례가 없어 과감하게 은퇴를 결정했다"고 했다. 이어 "메이저리그 보스턴의 영입 제의도 있었다"고 기억을 되살렸다. 

일본프로야구 생활은 접었지만 미국 야구를 경험하고 싶었던 게 당시의 솔직한 심정이었다고. 보스턴 구단 부사장이 직접 일본으로 날아와 선 감독을 만나는 등 입단에 애를 썼다.

선 감독은 "일본에서 받았던 연봉 정도만 맞출 수 있다면 미국에 갈 생각도 있었다. 2년에 500만달러로 협상이 거의 완성됐다. 현재도 일본 출신 투수들이 미국에서 제구력을 바탕으로 성공하고 있는데 당시에 도전했다면 성공 가능성도 있었다고 본다"고 기억했다. 

그러나 당시 에이전트가 욕심을 더 내다가 시간을 끌었고 이에 선 감독은 "어차피 이미지가 중요하다. 시간이 지체되면 그냥 없었던 일로 하자고 한 뒤 완전한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고 회상했다. 

결국 정상의 위치에서 미련없이 유니폼을 벗은 선 감독은 "좋을 때 은퇴한다는 나의 소신이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