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대‘창’이다.

역대 ‘가을잔치’ 최고의 화력 대결이 잠실과 사직벌을 수놓는다.

야구팬은 펑펑 터질 양팀의 불방망이를 한껏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준플레이오프를 통해 2010년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의 막을 여는 두산과 롯데는 올 시즌 코드가 비슷하다. 두팀 모두 투수보다 타자의 힘으로 가을잔치에 올랐기 때문이다.

단기전은 ‘투수 놀음’이라고 했다.

그러나 특급 에이스가 없는데다, 마무리도 마땅치 않은 두팀의 사정을 들여다보면 역시 믿을 건 방망이 밖에 없다. 실책도 롯데는 102개로 단연 꼴찌고, 두산도 7위 넥센(93개)보다 불과 2개 적은 4위라 끈끈한 수비 야구도 기대하기 힘들다.

#‘20홈런 5명’ 두산 vs ‘3할 5명’ 롯데

두팀의 화력은 ‘5’라는 숫자로 풀어낼 수 있다.

두산은 정규시즌 20 홈런이상 타자가 무려 5명. 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국내타자 5명이 단일 시즌 홈런 20개 고지에 오른 것은 올시즌 두산이 처음이다.

김동주·김현수·최준석 등 클린업트리오에 6년 동안 홈런 15개였던 이성열이 올해 24개로 거포 대열에 가세했고, 신인 양의지도 20홈런으로 ‘거포 포수’의 면모를 보였다. 언제, 어디서 터질 지 모를 ‘한방’이 위협감을 주고 있다.

롯데도 밀리지 않는다.

올 시즌 전체 3할 타자는 19명. 이중 롯데는 무려 5명(이대호·홍성흔·조성환·손아섭·강민호)을 갖고 있다. 특히 이대호·홍성흔·조성환은 프로야구 최초로 단일팀에서 타격 1~3위를 싹쓸이하는 진기록도 세웠다.

홈런도 7년 만에 국내 타자로 40고지를 뛰어넘은 이대호(44개)를 중심으로 총 185개를 때려 팀 홈런으로는 두산(149개)을 압도한다. 다른 팀과 적게는 2푼, 많게는 1할 가까이 앞서는 장타율(4할6푼1리)도 인상적이다.

#‘뚝심 타격’ 두산 vs ‘두려움 없는’ 롯데

타격과 홈런·장타율에서 1·2위를 나눠가진 두 팀의 막강 화력은 비슷하지만 스타일은 조금 다르다.

두산은 뚝심이 타격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두산이 정규시즌에 얻은 사사구는 총 622개로 8개 구단 중 2위. 이는 타자들이 끈질기게 승부하며 자신의 볼을 노려 쳤다는 증거다. 삼진이 834개로 뒤에서 2번째였다는 사실도 신중한 야구, 기다리는 야구를 방증한다.

그러나 롯데 타자들은 제리 로이스터 감독의 지론인 ‘두려움 없는 야구’를 그라운드에서 발산했다.

사사구가 487개로 꼴찌라는 것은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배팅하는 롯데 타격 스타일을 반영한다.

2할8푼8리(1위)의 높은 팀타율에 비해 3할5푼2리(4위)의 비교적 초라한 출루율도 타석에서의 과감함이 자연스럽게 묻어난다.

외양은 같지만 속 부품은 서로 다른 두산과 롯데의 공격 야구. ‘가을잔치’의 또 다른 진수를 맛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