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보다 뜨겁지는 않지만 일단 출발했다.

삼성 배영수(29)와 LG 박용택(31)이 26일 FA(자유계약선수)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번 겨울 투·타 최대어 두 명이 나란히 신청서를 냈고, 한화 투수 최영필(36)과 포수 이도형(35)도 FA를 선언했다.

이번 시즌 FA로 공시된 선수는 총 18명. 이 가운데 은퇴를 선언한 양준혁(삼성)과 내년 배터리 코치를 맡기로 한 김정민(LG)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신청할 수 있는 선수는 16명이다.

이 가운데 26일 현재 4명이 신청서를 제출했다. 마감일인 27일까지 추가로 "신청할 수도 있다"는 의사를 밝힌 선수는 1~2명 정도다.

배영수와 박용택은 협상테이블을 뜨겁게 달굴 것으로 보인다.

둘 다 소속 팀 잔류에 무게를 두지만, FA시장으로 뛰쳐나올 가능성도 매우 높다.

배영수는 삼성을 이끌던 대표적인 에이스지만 2007년 오른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 구위를 찾지 못하다 이번 시즌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포스트시즌에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좋은 모습을 보였다.

일본 진출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지만 삼성과 협상 결과가 맞으면 남겠다는 게 기본적인 입장이다.

LG 프랜차이즈 스타 박용택도 소속 팀 잔류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일단 FA를 선언했다.

박용택은 올해 타율 3할·9홈런·45타점·19도루를 기록했다. 월등한 성적은 아니지만 지난 해 타격왕에 오르는 등 2002년 데뷔 이후 꾸준히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LG 역시 박용택의 FA 신청을 예상하고 성의있게 협상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97년 한화 입단 이후 14시즌만에 어렵게 FA 자격을 얻은 한화 베테랑 투수 최영필은 예상대로 권리를 행사했다.

한화 포수 이도형의 FA신청이 조금 예상 밖이다. 2007년 시즌을 마치고 FA자격을 처음 얻었던 이도형은 3년 동안 '유지'만 해왔던 FA 권리를 드디어 행사했다.

FA신청은 27일 자정 마감된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28일 신청 선수 명단을 공시하면 이 선수들은 29일부터 11월7일까지 원 소속구단과 협상하고, 11월27일까지 나머지 7개 구단과 협상한다. 이후 내년 1월15일까지 모든 구단과 협상테이블에 앉은 뒤 그래도 계약하지 못하면 내년 시즌에 뛸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