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한 출사표도 없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의 에이스 류현진(23·한화)이 금메달을 향해 내놓는 목소리가 당차다.

류현진은 2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진행된 대표팀 첫 훈련에서 "올림픽에서 금메달도 따고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결승까지 올랐는데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놓치면 그야말로 치욕이다"라는 말로 우승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류현진은 올해 16승4패 방어율 1.82를 기록하며 연속 퀄리티스타트로 국민적 화제를 모은 프로야구 최고 투수다. 대표팀에서도 역시 에이스다. 

류현진의 역할에 따라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이르는 난이도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 류현진은 일단 "몸을 잘 만들어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공을 던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는데 '금메달 실패=치욕'이라는 표현으로 각오를 새롭게 다졌다.

얼굴 경련 증세로 대표팀에서 낙마한 김광현(SK)의 공백에 따라 불어난 책임감도 가슴에 품었다. "광현이가 없어 마음이 무겁다"면서도 "그런 만큼 대회에 가서 꼭 내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금메달 획득의 분수령이 될 대만전 등판이 유력한 류현진은 자신감을 보였다. "대만전에 자주 던져봐서 그런지 편하다. 많이 던져보지 않은 일본전보다 낫다"고 했다.

류현진은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참패의 쓴 맛을 너무나 잘 안다. 그리고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09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단맛도 봤다. 그래서 더 류현진의 목소리가 단단해 보인다.

타선의 간판인 이대호(28·롯데)도 금메달을 위한 결의를 다졌다. 이대호는 "베이징 올림픽에서나 WBC에서 난 조연이었다. 이번에도 금메달의 조연이 되겠다"고 했다. 

중심타선을 함께 책임질 것으로 보이는 김태균(28·지바 롯데)과 전화통화 내용도 소개했다.

30일 시작되는 일본시리즈를 눈앞에 두고 있는 김태균은 "대호야, 곧 대표팀에 곧 합류해서 잘 해보자"는 말을 전했고, 이대호 역시 역대 최강의 중심타선을 꾸리겠다는 각오를 내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