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 보랴, 시상식 가랴, 주례 서랴.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자니 정신이 없다.

SK 김성근 감독은 최근 열흘 사이 비행기를 5번이나 탔다. SK의 마무리 훈련지인 일본 고지와 한국을 두 차례나 오갔다.

겨울마다 주례 섭외 1순위로 꼽히는 김 감독은 이번 연말에도 4건의 주례를 맡았다. 3명은 SK 선수들, 1명은 지인이다.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을 함께 해달라는 제자들의 부탁을 거절할 수는 없는 일. 그렇다고 일본에서 훈련 중인 선수들을 포기하자니 1분 1초를 아까워하는 김 감독의 성격이 허락하지 않는다. 결국 잦은 비행을 선택했다.

고지에 있다 11월말 귀국해 지인의 결혼식 주례를 선 김 감독은 다시 출국해 훈련을 지휘하다 지난 3일 귀국했다. 4일 부산에서 열린 투수 정우람의 결혼식 주례 때문이었다.

8일부터 나흘 동안 각종 시상식이 시작된다. 며칠은 한국에 머물러도 되겠건만, 김 감독은 그 시간이 아까워 정우람의 결혼식을 마친 뒤 일본 고지로 돌아갔다가 7일 다시 귀국했다.

10일 일구대상을 수상하는 김 감독의 스케줄은 11일 절정을 맞는다.

오후 1시 경기 분당에서 외야수 박재상의 결혼식 주례를 선 뒤 3시 강남에서 열리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참석해야 한다. 주례는 이미 약속 돼 있고, 골든글러브를 빠지자니 이번 시즌 우승 팀 감독이라 그럴 수도 없다. 아예 12일 SK 직원의 결혼식까지 참석한 뒤 다시 일본으로 출국할 계획이다.

그러나 김 감독은 또 한 번 왔다 가야 한다. 18일 대구에서 열리는 외야수 김강민의 결혼식 주례가 남아있다.

마무리 훈련을 위해 출국한 지난 달 19일부터 따지면 김 감독은 무려 9번이나 비행기를 탄다. 겨우 한 달 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