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는 포지션별 최고 선수에게 주는 상이 골드글러브와 실버슬러거로 2개다. 골드글러브는 수비, 실버슬러거는 타격이 뛰어난 선수들이 수상한다.

그러나 한국 프로야구 ‘골든글러브’는 다르다. 여러 가지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고려된다.

물론 투수를 제외한 선수들은 타격이 포지션별 상위권에 들어야 후보가 된다. 그러나 시상대에 오르기 위해선 수비와 공헌도는 물론 인기와 지명도 등 외부 요소까지 고루 뛰어나야 한다.

메이저리그 골드글러브와 실버슬러거가 1~2가지 기능을 고려해 주는 상이라면 한국의 골든글러브는 누가 팔방미인에 가장 근접했는가를 판가름해 주는 상으로 볼 수 있다.

#아시안게임 변수가 커졌다

국제대회 활약상도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올해는 아시안게임이 수상자 선정에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

광저우에서 홈런 3방을 터트린 유격수 강정호와 부상을 딛고 헌신적으로 뛴 포수 박경완이 그런 경우다. 이종욱과 김현수, 이용규, 김강민 등 외야수들도 ‘광저우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있다.

#내야는 수비가 더욱 강조된다

수비와 주루, 리더십 등이 가산점으로 상당히 붙는 포지션으론 내야가 해당된다.

그래서 2루수가 치열하다. 롯데 조성환은 팀의 주장으로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고 타격 3위 등으로 화력을 뽐냈다. 반면 SK 정근우는 타격도 무난했지만 그보다 빈틈없는 수비와 33개나 되는 도루, 파이팅을 불어넣는 허슬플레이 등으로 다양하게 어필했다.

#물론 스페셜리스트도 대접을 받는다

스페셜리스트들이 완전히 배제된 것은 아니다. 타이틀 1위를 거머쥔 선수들은 선정 기준에 상관없이 후보에 포함됐다.

LG 이대형은 타율이 2할6푼1리에 그쳐 외야수 기준 3할에 부족했지만 66개로 도루 1위에 오른 것을 앞세워 후보가 됐다. 외야수 수상자가 3명인데 후보는 8명이라 확률이 어느 정도 있는 편이다.

승률왕인 삼성 차우찬과 홀드왕 정재훈(두산), 세이브 1위 손승락(넥센)에게도 투수 부문 경쟁 기회가 주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