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룡과 에투가 두바이에서 만나 장외신경전을 벌였다. 경기장이 아닌 쇼핑몰이 그 무대였다.

2010 UAE 클럽월드컵 4강에 오른 성남 선수단은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훈련을 마친 후 두바이 관광에 나섰다. ‘훈련할 땐 하고 쉴 땐 쉬는’ 신태용 감독의 지시에 따른 나들이었다. 

선수들은 두바이 최대 쇼핑몰 중 하나인 두바이몰에 흩어져 쇼핑에 나섰다. 친한 선수들과 쇼핑을 하던 정성룡은 한 매장에서 낯익은 얼굴을 발견했다. 이번 대회 유럽챔피언 자격으로 출전한 인터밀란의 사무엘 에투였다.

두 선수는 오는 16일 열리는 대회 4강전에서 맞대결을 펼치게 된다. 정성룡은 성남 일화의 주전 골키퍼로 최후방을 지켜야 할 입장이고, 에투는 인터밀란 공격의 선봉에 서서 성남의 골문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정성룡은 “에투와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며 “에투도 날 알아보는 것 같았지만 그냥 지나쳐가더라”고 전했다. 정성룡은 “에투 한 선수의 연봉이 성남 운영비보다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경기 전에 미리 만나니 더욱 투지가 생기는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에투의 연봉은 177억원이 넘고 성남은 지난해 운영비로 140억원 가량을 썼다.

정성룡은 “돈이 많아서 그런지 에투가 명품브랜드를 많이 산 것 같았다”고 너스레를 떨며 “팀 워크로 인터밀란과 맞서 보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쇼핑몰에서 한 번 마주친 그들은 16일 오전 2시 아부다비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진검승부를 벌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