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정말 행복했을까? SBS 주말극 ‘시크릿가든’은 이름대로 마지막까지 ‘시크릿’했다. ‘시크릿가든’은 매 회 앞날을 예고하는 아영(유인나)의 꿈, 미스터리한 신비가든 여주인, 이유가 안 밝혀진 라임(하지원)의 비명소리 등 곳곳에 숨겨진 시크릿 코드로 궁금증을 자아냈다.
16일 종영됐지만 ‘시크릿가든’은 여전히 논란을 낳고 있다. 주원(현빈)과 라임이 아이를 셋이나 낳고 알콩달콩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여전히 시청자들은 눈으로 해피엔딩을 믿지 못하고 있다. ‘시크릿가든’의 마지막 장면 때문이다.
‘시크릿가든’ 20회는 13년 전으로 돌아가 주원이 소방관의 마지막 말을 전하려 딸인 라임을 찾아갔다가 빈소에서 울다 지쳐 잠든 라임 옆서 의식을 잃는 장면으로 끝났다. 주원과 라임의 첫 만남이자 두 사람의 오랜 인연을 설명하는 신이지만 일부 시청자들의 해석은 달랐다.
시청자들은 “지금까지 모든 내용이 주원이나 라임의 꿈이었던 것이 아니냐”며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는 김은숙 작가의 과거에 기인한다. 김은숙 작가는 지난 2004년 시청률 57.4%를 기록했던 ‘파리의 연인’도 ‘모든 것은 꿈이었다’는 결론으로 끝낸 적이 있기 때문. 물론 해피엔딩인지, 새드엔딩인지에 대한 해석은 시청자들에게 달렸다.
또 ‘시크릿가든’은 완성도 측면에서도 해피엔딩을 거두지 못했다. 19회까지 긴장의 끈을 늦추지 못하게 만들었던 스토리는 20회에 가서 갑자기 힘을 잃었다. 시청자들은 “20회는 내용이 없다. ‘둘이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말고 뭐가 있냐?”, “주원이 라임을 위해 영혼을 바꿨던 17회가 더 엔딩스럽다”고 아쉬워했다.
방송 직전까지 끊이지 않았던 스포일러도 문제. 라임이 교통사고를 당해 의식불명에 빠진다는 사실이 알려져 시청자들의 힘을 뺀 것에 이어 공항 직찍, 세쌍둥이 직찍 등 현장사진이 유포되면서 흥미를 반감시켰다. 지나친 드라마 사랑이 독이 된 것이다.
제주도에서 들린 라임의 비명소리의 비밀도 풀리지 않은채 미스터리로 남았다. 혹자들은 “라임의 비명은 영혼 체인지를 위해 주원을 산 속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술수 아니었겠느냐?”, “라임은 제주도에서 죽었다는 새드엔딩이었는데 시청자때문에 해피엔딩으로 바꾸느라 설명을 안 한 게 아닐까?”라고 나름의 해석을 주고받고 있다.
하지만 ‘시크릿가든’은 분명 수작이었다. “이런 드라마를 또 만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치, 사회, 문화, 패션계에 고루 영향을 미쳤다. 시청률로도 16일 방송된 20회가 35.2%(AGB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로 자체 최고를 기록하면서 나름의 해피엔딩을 거뒀다.
<이미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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