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를 모았던 플레이오프 1차전은 NC의 완패로 끝났다. 일찌감치 3위를 확정짓고 오래 준비한 NC는 김경문 감독이 준비한 승부수가 모두 실패했다. 반면 시즌 마지막까지 긴장감 속에 경기를 펼쳤던 LG는 오히려 편안하게 경기를 풀어냈다.

■실패한 김경문의 ‘남자야구’

NC 김경문 감독은 1차전 선발로 찰리 대신 이재학을 내세우며 “팀의 미래를 위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재학은 경험 부족을 드러내며 1회를 버티지 못했다. 1회 선두타자 LG 정성훈을 상대로 어정쩡한 초구 속구를 던졌다가 2루타를 맞으며 흔들렸다. 속구 구속이 130㎞ 중후반에 머물렀고, 장기인 체인지업은 10개 중 1개를 빼고 죄다 가운데로 몰렸다.

LG 타선이 ‘마산 이재학’을 편안하게 느낀 측면도 있다. LG 전력분석팀은 “마산 마운드가 높은 감이 있어 LG 타자들이 이재학의 공이 잘 보인다고들 한다”고 전했다. 실제 마운드가 높은 것이 아니라 다른 구장에 비해 마운드의 원이 작아 각이 급하다. 사이드암스로 투수에게는 약점이 될 수 있다. 이재학의 LG전 방어율은 2.59이지만, 마산 LG전 방어율은 3.63으로 비교적 높았다. 이재학은 결국 0.2이닝 4안타 5실점으로 무너졌다.

■시즌 기록 무시한 LG 타선

LG타선의 약점은 ‘장타 부족’이었다. LG는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탓도 있지만 팀 홈런 90개로 9개구단 유일한 두자릿수 홈런 팀이다. 가장 홈런이 적다.

발야구도 ‘약점’이었다. LG는 105개의 도루를 성공시켰지만(6위), 도루 실패가 64개로 리그에서 가장 많았다. 오히려 NC가 장타력(홈런 143·3위)과 도루(154개·2위)에서 모두 LG를 앞섰다.

시즌 기록은 무의미했다. LG는 ‘홈런’과 허를 찌르는 발야구로 경기를 뒤집었다. 1회 최경철의 홈런은 기선을 제압했고, 5회 나온 박용택의 홈런은 쐐기 홈런이었다. 앞서 3회초 6-1에서 나온 결정적 한 점은 스나이더의 허를 찌르는 도루에 상대 실책이 이어진 덕분이었다.

반면 NC는 나성범과 이호준의 홈런이 나왔지만 3회와 7회 두차례 최경철이 공을 놓친 틈을 타 2루를 노렸다가 아웃되는 바람에 도루실패만 2개 기록했다. 8회 김종호의 도루는 ‘무관심 도루’로 기록됐다.

■LG 불펜의 핵 신재웅

LG가 1차전에서 거둔 1승 이상의 소득은 ‘필승 신재웅 카드’다. NC는 이날 1~5번을 모두 좌타라인으로 세웠다. 팀 타선의 핵심도 좌타들이다. 신재웅이 이들을 확실하게 틀어막으며 남은 시리즈 투수 운영에 ‘필승 카드’로 남게 됐다.

신재웅은 8-2로 앞선 5회 2사 1·3루에 마운드에 올라 NC의 3~6번 타자를 삼진 2개 포함 꽁꽁 틀어막았다. 특히 6회 에릭 테임즈 타석에서는 5구째 150㎞짜리 강속구를 던졌다. 이 공은 파울이 됐지만 테임즈와 나성범을 모두 높은 쪽 힘있는 속구로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한 것은 확실한 ‘힘’의 우위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반면 NC는 8회 올라온 이민호와 이혜천이 모두 난타를 당하는 바람에 앞으로 남은 시리즈 LG 좌타 공략에 숙제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