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들의 생각에 동계 올림픽에서 가장 단순하고 무의미해 보이는 종목이 컬링일지도 모른다. 선수들은 빙판 위에서 돌을 밀고 얼음바닥을 닦는 동작만 할 뿐이다.
하지만 알고보면 컬링은 매우 과학적이고 많은 체력 소모가 필요한 스포츠다.
컬링은 빙판 위에 그려진 ‘하우스’라고 불리는 표적판 중앙(버튼)에 약 20㎏ 무개의 돌(스톤)을 던져 양 팀 중 어느 팀의 스톤이 버튼에 더 가까운지로 승부를 가린다.
대한민국 컬링 국가대표팀.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스톤을 던진 다음 브룸으로 얼음 바닥을 닦아내는데 이를 ‘스위핑’이라고 한다. 스위핑으로 스톤의 진행 방향과 속도를 조절한다. 그러나 스톤을 중심부에 자리하게 하는 것은 결코 쉬운 게 아니다. 게다가 여기에는 치밀한 전략이 가미되는 두뇌싸움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컬링은 ‘빙판 위의 체스’라고 불리기도 한다.
체력 소모도 만만치 않다.
컬링은 얼음의 표면 온도를 영하 4도로 유지한 채 경기를 진행한다. 경기 시간은 한 경기 당 2시간30분에서 3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추위 속에서 긴 시간 동안 집중력을 잃지 않고 스톤을 놓고 스위핑을 하는 작업을 반복해야 한다.
한 경기는 남·여 일반 컬링(4인조) 기준으로 10엔드를 치러야 한다. 혼성 2인조가 경기하는 믹스더블은 8엔드까지 진행한다. 각 팀은 한 엔드에 총 8개(믹스더블은 총 6개)의 스톤을 던진다. 양팀이 번갈아가며 투구하며 보통 리드, 세컨드, 서드, 스킵(주장) 순서로 선수당 1개씩 스톤을 두 번 던지면 한 엔드가 끝난다.
특히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는 대부분 팀이 오전, 오후에 한 경기씩, 하루 두 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체력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또한 컬링은 단합과 소통이 승부를 좌우하는 종목이다.
2014년 소치대회에서 “언니”, “잘했어요” 등을 외치며 경기를 치르는 한국 여자 대표팀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처럼 컬링은 경기 내내 소통을 해야 하는 종목이기에 독특하게 마이크를 착용하고 경기를 치른다. 작전을 주고받는 장면이 고스란이 중계 화면으로 흘러나오게 된다.
때문에 컬링 종목은 지켜보는 팬들의 관람 매너가 필요하다. 이번 올림픽이 치러지는 강릉컬링센터는 3500명의 인원을 수용한다.
선수들이 투구를 준비할 때부터 스톤을 밀고나가는 과정인 ‘샷’을 할 때에는 관중석에 있는 사람들이 정숙을 유지해야 한다. 가장 집중을 해야할 타이밍이기 때문이다. 같은 팀 선수와 상대 팀 선수는 물론 다른 시트에서 경기하는 선수들도 이 순간만큼은 침묵을 지킨다. 물론 샷 이후에 나오는 열띤 응원은 대표팀에게 힘이 된다.
평창에서 한국은 남자, 여자, 믹스더블 전 종목에 출전한다.
한국 컬링이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것은 4년 전 소치 대회가 처음이었다. 당시 태극마크를 달았던 여자컬링팀은 첫 올림픽에서 3승6패로 10개 팀 가운데 8위를 차지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여자컬링팀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해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은메달, 아시아·태평양컬링선수권대회 금메달, 핀란드 마스터 투어대회 금메달 등으로 좋은 성적을 냈기에 첫 올림픽 메달을 향한 꿈을 키워볼 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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