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나는 일이 있어도 큰소리를 내지 않고 집에서는 십자수를 놓으며 화를 다스릴 것 같은 청순녀의 대명사 신애와 ‘술’을 마셨다. 술을 잘 못 마실 것 같다는 출처를 알 수 없는 선입견 때문에 선택한 메뉴는 알코올 도수 4.0%의 스파클링 와인과 게살 샌드위치, 고르곤졸라 스파게티, 과일샐러드 등. 후텁지근한 날씨와도 잘 맞는다는 이유도 더해졌다. 그런데 인터뷰 장소에 나타난 그녀는 “삼겹살에 소주를 더 좋아한다” “주량은 소주 2병”이라는 폭탄 발언으로 기자를 놀라게 했다. 스캔들과 연기에 대한 솔직한 대답은 기대 이상이었다. 신애와의 인터뷰는 그녀를 둘러싼 ‘못된’ 선입견을 깨는 과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술잔을 기울일수록 숨겨놓은 매력을 발산한 신애와의 ‘주경야독’(낮술은 가볍게, 밤에는 독하게)을 지금부터 공개한다.

“원래는 소주 2병을 마시는데 운동 시작하고 술 끊은 지 1년도 넘었어요. 가끔 스트레스 받을 때 술생각이 나기도 하지만 꾹 참아요.”

인터뷰를 핑계로 잔을 채우고 ‘짠’ 하고 건배를 했다. 잔이 부딪치는 소리가 청량하다. 하루 종일 인터뷰와 스케줄로 정신이 없었다는 신애는 “오늘 좀 되다(고되다)”면서 테이블에 있는 샐러드와 샌드위치를 먹기 시작했다. 샌드위치 속을 포크로 잘 눌러서 입을 조그맣게 벌려 먹는 모습이 정말 예쁘다.

신애는 지난 2001년 모 화장품 광고로 데뷔했다. 당시 스무 살의 신인이었던 그녀는 광고에서 선보인 청순한 이미지로 단숨에 스타로 떠올랐다. 그때와 비교해서 하나도 안 변했다는 말에 “아니에요. 얼굴에 주름도 생기고 볼이 자구 처진다니까요”라면서 양손으로 두 볼을 잡아내리며 강하게 부정했다. 피부관리는 따로 하지 않느냐고 묻자 “저는 스킨만 발라요. 피부과는 지금까지 딱 두 번 가봤는데 체질에 맞지 않아서 안 가고 성형 수술은 물론 보톡스 주사 같은 건 할 생각도 안 해봤다”고 답했다. 그야말로 초자연미인. 다른 여자들이 들으면 질투날 발언이다.

영화 ‘은장도’ ‘보리울의 여름’과 드라마 ‘장미의 전쟁’에서 연기를 펼친 그는 지난 2005년 이후 3년간 공백기를 가졌다가 MBC ‘우리 결혼했어요’로 화려하게 컴백했다. 그녀가 출연하는 예능프로그램마다 시청률이 올라가는 ‘신애 효과’를 누렸고, 미니홈피 일촌신청자만 1만여명에 달하며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악플로 욕도 많이 먹고 신문 기사도 내 입장을 담아 주지 않아서 속상했어요. 내 편이 하나도 없는 것 같아서요. 집안의 반대까지 겹치면서 공백기를 가졌죠. 다시 나올 때 걱정이 많이 됐는데 지금은 너무 좋아요. 특히 여성 팬들이 많아져서 기뻐요.”

최근 한 온라인 매체에서 대종상 시상식에 참석한 신애를 워스트드레서로 꼽았지만 댓글에는 예쁘다는 반응이 더 많았다. 15벌 정도 입어봤는데 소속사에서는 빨간 드레스 추천했지만 워낙 무채색을 좋아해서 검정 드레스를 선택했단다. 겨울옷을 걸어놓은 옷장을 열어보면 검정-회색-흰색 어쩌다 베이지색이라며 까르르 웃음을 터뜨렸다.(인터뷰가 끝난 후 신애는 화장실에서 바로 검정 옷으로 바꿔 입고 왔다.)

그녀에게 분위기를 바꿀 겸 결혼 계획을 물었다.

“어렸을 때는 빨리 하고 싶었는데 지금은 연기가 우선이에요.”

현재 신애의 꿈은 결혼보다는 연기. 청순한 연기보다는 악역을 더 하고 싶다. 무조건 나쁘기만 한 게 아니라 상황이 악녀로 만드는 그런 역 말이다. 악역은 아니지만 올해 중 연기자로 컴백할 계획이다. 당분간 연기자로 최선을 다하는 게 목표. 그렇다면 10년 후 목표는 뭘까?

“어려서부터 사회복지사가 꿈이었어요. 우리나라를 보면 보육원과 양로원이 함께 있는 걸 못 봤어요. 물론 단점도 있겠지만 어르신들과 아이들이 서로 의지가 되지 않을까요. 크게는 아니더라도 꼭 보육원과 양로원을 함께 운영해보고 싶어요. 음 하지만 그렇게 하려면 지금 돈을 많이 벌어야 하겠죠. 하하.”

화면에서 보여주는 청순녀 이미지보다는 솔직하고 당찬 이미지가 강하게 느껴졌다. 그녀의 데뷔작이었던 CF의 광고문구 그대로 27살은 설익은 청춘도, 무르익은 여인도 아닌 젊음의 절정. 지금 신애가 바로 그렇게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