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의 단비 같았다.

최희섭(31·KIA)이 시원한 시즌 10호 홈런으로 KIA의 4연패를 끊었다.

최희섭은 21일 광주 넥센전에서 2-0으로 앞선 3회말 1사 1루 좌월 투런홈런을 날렸다. 넥센 선발 금민철의 초구 시속 140㎞ 직구가 높게 들어오자 그대로 밀어 좌측 담장을 넘겼다.

지난 19일 롯데전 이후 두 경기만에 다시 홈런포를 날린 최희섭은 시즌 10호로 카림 가르시아(롯데)와 함께 홈런 공동 2위로 올라섰다.

개막 직후 새 스트라이크존에 적응하지 못하고 부진하던 최희섭은 4월말 페이스를 찾았으나 최근 다시 힘겨운 모습이었다.

최근 10경기에서 35타수 5안타로 타율 1할4푼3리에 그치고 있었다. 앞뒤로 받쳐주는 강타자가 없이 혼자 중심타자로 승부하다보니 타격 컨디션도 흔들렸다.

최희섭은 현재 KIA 중심타선을 사실상 홀로 지키고 있다.

개막전 중심타선을 장식했던 3번 나지완과 5번 김상현이 모두 없다.

나지완은 타격 부진으로 2군에 갔고, 김상현은 무릎 수술을 받아 적어도 6월 중순까지는 복귀할 수 없다. 매 경기 4번 최희섭을 중심으로 3번과 5번이 바뀌고 있다.

최희섭은 그런 가운데서도 5월에만 홈런 7개를 날리며 KIA 대표타자로 홈런왕을 경쟁 중이다.

타점이 빈약한 KIA에서도 32타점으로 유일하게 전체 10위권에 들어 4번 타자 몫을 하고 있다.

이날도 홈런에 이어 5회 볼넷으로 출루한 뒤 8회 중전안타를 치고 출루하며 3타수 2안타 1볼넷 2타점을 기록했다.

최희섭은 "3번·5번이 없어서 조금 더 힘들기는 하다. 최근 컨디션도 좋지 않다. 체력이 떨어진 것 같아 특타 훈련량도 줄이고, 스프링캠프에서 치던 것을 생각하며 마인드컨트롤을 하고 있다"며 "홈런왕 욕심은 나지만, 오늘 홈런은 팀의 4연패를 끊은 값진 홈런이라 더 기쁘다. 타격 기복이 심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계속 공격적으로 스윙하겠다"고 말했다.

KIA는 최희섭의 홈런과 선발 양현종의 호투에 로페즈의 깜짝 등판까지 앞세워 5-3으로 이겼다. 양현종은 7이닝 4안타 6탈삼진 3실점으로 시즌 7승째를 따내 다승왕 경쟁에 본격 합류했고, 9회 깜짝 등판한 로페즈는 1이닝 무실점으로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잠실에서는 LG가 5.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선발 서승화의 호투를 앞세워 두산을 2-0으로 꺾고 4연승을 달렸다. 두산은 4연패에 빠졌다.

SK는 대전에서 장단 20안타를 터뜨리며 한화를 14-2로 대파했다. 8이닝 8삼진 2실점으로 8승째를 올린 SK 선발 카도쿠라는 다승 단독선두에 나섰다. 1회말 2점포로 12개째를 쏘아올린 한화 최진행은 홈런 단독선두를 질주하며 시즌 첫 전구단 상대 홈런도 기록했으나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사직에서는 삼성이 선발 나이트의 6.1이닝 2실점 역투에 6회 최형우의 우월 결승 투런포로 잡은 리드를 끝까지 지켜 롯데에 3-2로 승리했다. 삼성은 3연패서 벗어났고, 롯데는 홈 5연패에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