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미트를 찾습니다. 20일 KIA-롯데전을 보신 뒤 군산구장 덕아웃에서 포수 미트 2개를 말없이 가져가신 분은 KIA 구단으로 좀 돌려주세요. 못지않은 기념품으로 바꿔드리겠습니다."

KIA가 황당한 분실 사고에 내놓은 방안이다.

장비를 잃어버린 사람은 포수 김상훈(33)과 내야수 이영수(29)다. 김상훈은 미트 2개를 모두 분실했고, 이영수는 방망이 8자루를 케이스 채로 잃어버렸다.

KIA 선수단은 지난 20일 군산구장에서 롯데전을 마친 뒤 한동안 경기장에 남아 있었다. 식사와 샤워까지 끝내고 광주로 이동했다.

그 사이 그라운드를 통해 일부 관중이 들어왔다. 원래 경기가 끝난 뒤라도 일반 관중이 덕아웃까지 들어올 수는 없다. 하지만 이날 군산에서는 기념 촬영도 하고 선수들을 보기 위해 돌아다니는 관중이 일부 있었다.

그런데 선수단이 준비를 마치고 덕아웃에 와보니 김상훈의 미트와 이영수의 방망이 케이스가 사라졌다.

이영수의 방망이야 구단으로부터 지급 받을 수 있다지만, 문제는 주전포수 김상훈의 미트다.

미트는 포수가 항상 손에 끼고 있는 분신과도 같은 장비다. 더구나 미트를 자신의 손에 딱 맞게 길들이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그러니 새 것을 지급받아도 소용없다.

주전 포수가 미트를 잃어버렸으니 당장 KIA 전력과 연결될 지도 모를 중대한 사고다.

애지중지하던 미트를 두 개 다 잃어버린 김상훈은 거의 패닉 상태다. 하루가 지난 21일에도 실의에 빠진 모습으로 말을 잇지 못했다.

KIA 구단 관계자는 "구장 관리를 잘 못했으니 우리 구단의 잘못도 있다"며 "누군가가 그렇게 중요한 것인 줄 모르고 기념으로 가져간 것 같다. 미트 하나 길들이는 데 정말 오랜 시간이 걸린다. 기념품으로 바꿔줄테니 꼭 좀 돌려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