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팀 선발은 5차전에서도 5이닝을 버티지 못했다.

불펜싸움에서 삼성은 선발 배영수와 장원삼을 모두 투입했고, 두산은 왈론드와 이현승을 투입해 제2의 선발 싸움을 했다.

연장까지 간 막상막하 대결. 결국 애매한 끝내기 안타로 박빙 승부가 마감됐다.

△히메네스의 손가락

두산 선발 히메네스는 2차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이번 포스트시즌 선발 가운데 최고 투구를 했다. 삼성 타자들의 몸쪽을 제대로 쑤셨다.

5차전. 삼성 선발 차우찬이 1.2이닝만에 5점이나 잃고 내려갔지만 두산 선발 히메네스는 잘 버티는 듯 보였다.

5-0으로 초반부터 여유있게 앞선 3회말 1사 1루. 9번 김상수에게 공을 던지던 히메네스의 오른 엄지 굳은살이 까졌다. 투구에 큰 지장 없다고 했지만 작은 것 하나에도 예민한 게 투수의 손이다.

1사 1·3루 위기를 병살플레이로 잘 막았지만 4회 들어 히메네스의 공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선두타자 신명철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준 데 이어 1사 1루에서 4번 최형우에게 직구를 던진 것이 한 가운데로 들어가 투런홈런이 됐다. 조영훈에게는 초구에 2루타. 결국 교체되면서 두산 불펜은 또 총동원됐다.

△대리 선발 장원삼

삼성 선동열 감독은 경기 전 배영수와 장원삼까지 모두 대기시키겠다고 총력전을 예고했다.

4차전에서 마무리로 등장해 화끈하게 던졌던 배영수가 2회 2사 만루에서 조금 일찍 등판했다. 김동주에게 중전적시타를 맞으며 차우찬이 내보낸 주자 중 2명이 홈을 밟아 0-5를 허용한 뒤 4회 정현욱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1.1이닝을 무실점으로 넘긴 정현욱에 이어 6회초 등판한 장원삼. 3차전에서 2이닝만에 강판됐던 장원삼은 무려 연장 11회까지 6이닝을 완벽히 버텼다.

초반 차우찬을 두들겼던 두산 타선은 장원삼에게 1안타 1볼넷밖에 못 얻고 0의 행진을 이었다.

△운명의 11회 2사 만루

두산은 6회 등판해 3.2이닝을 1안타 7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은 이현승에 이어 연장 10회말 1사 후 임태훈을 등판시켰다.

10회를 잘 넘긴 임태훈은 연장 11회 고비를 맞았다.

선두타자 김상수를 좌전안타로 출루시킨 뒤 톱타자 조동찬의 희생번트로 1사 2루. 2번 신명철을 삼진으로 잡았지만 4구째 폭투로 발빠른 주자 김상수에게 3루를 뺏겼다.

이번 시즌 10타수 3안타를 맞았고, 플레이오프에서 가장 타격감 좋았던 3번 박한이를 고의4구에 4번 최형우를 볼넷을 내보내 2사에서 루를 모두 채운 임태훈은 5번 박석민과 볼카운트 싸움을 시작했다.

초구 몸쪽 직구로 공격한 뒤 2구째 커브로 헛스윙을 유도해 볼카운트 2-0을 만들었지만 박석민이 파울을 걷어내며 볼카운트 2-2에서 7구째까지 싸움이 흘렀다.

임태훈의 7구째 변화구가 박석민의 방망이에 맞아 유격수 앞으로 흘렀다. 연장 12회로 가는 듯 싶었다.

그러나 발 빠른 3루주자 김상수는 홈으로 미친 듯 달렸고, 마음 급한 유격수 손시헌이 달려나왔지만, 공은 글러브에 맞고 뒤로 튀었다.

김상수는 홈에 들어왔고, 박석민은 1루에 세이프. 끝내기 내야안타로 기록됐지만 실책에 가까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