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떠난다.

롯데가 제리 로이스터 감독과 재계약을 포기했다.

롯데는 13일 미국 LA에 체류중인 로이스터 감독에게 재계약 포기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배재후 단장은 "주초에 (그룹에 감독 평가)보고서를 올렸고, 생각보다 결정이 빨리 나왔다"며 "더 나은 성적과 분위기 쇄신이 필요해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왜 잡지 않았나

애초부터 로이스터 감독의 재계약 전망은 밝지 않았다. 

팬의 열성적인 재계약 지지 속에 후반기 8개 구단에서 가장 좋은 승률을 기록하며 3년 연속 4강에 진출했음에도 롯데는 감독 재계약에 미온적이었고, 로이스터는 이에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결별의 표면적인 이유는 성적이다. 

롯데는 "정규시즌 4위·준플레이오프 탈락이라는 실망스러운 결과를 고려해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로이스터 감독은 2008년 부임 이후 팀을 3년 연속 4강에 올렸지만 늘 준플레이오프에서 쓴잔을 들었다.

일각에서는 로이스터 감독과의 결별에 대한 우려 또한 적지 않다. 

로이스터 감독은 2000년 이후 암흑기를 거쳤던 롯데를 3년 연속 '가을잔치'로 이끌면서 선수·팬과 두터운 믿음을 쌓았다. 또 올해 선수 대부분이 커리어 하이를 기록하면서 팀이 완성되는 단계였음을 감안하면 '2년내 우승하겠다'는 롯데가 내린 결정에 아쉬움이 남는다.

△차기 감독은

이미 야구계에서는 로이스터 감독식 자율야구와 어우러질 수 있는 스타일, 코칭스태프 구성 인맥과 우승 경험 등이 고려된 후보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배 단장은 "최대한 빨리 결정하겠지만 현재로서는 차기 감독에 대해서는 어떤 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로이스터 감독과 함께 박영태 수석코치·양상문 투수코치·한문연 배터리코치와도 재계약을 포기하면서 이미 차기 감독이 결정된 것이 아니냐는데 힘이 실리고 있다.

배 단장은 '차기 감독도 로이스터 감독 영입을 결정한 롯데그룹 신동빈 부회장의 영향이 큰가'라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