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호가 달라졌다. 불안감이 가득했던 평가전의 그림자를 지우고 월드컵 16강의 희망을 발견했다. 홍명보 감독이 당초 계획한 1승2무로 16강에 진출하겠다는 시나리오의 서막을 열었다.

한국은 18일 2014 브라질월드컵 러시아와의 H조 1차전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하며 승점 1점을 획득했다. 한국은 알제리를 2-1로 꺾고 조 선두로 나선 벨기에에 이어 러시아와 함께 공동 2위에 올랐다. 이근호(상주)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해 동점을 허용한 아쉬움이 남지만 경기 결과와 내용은 합격점을 받기에 충분했다.

한국은 지난달 튀니지전(0-1패)과 지난 10일 가나전(0-4패)에서 연패를 당하는 동안 경기 내용이 좋지 않았다. 전술적인 완성도가 떨어졌고 선수들의 컨디션도 좋지 않아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불안감을 안겼다. 그러나 홍명보호는 월드컵 본선 러시아전에서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반전의 계기는 미국 마이애미와 브라질 입성 후 베이스캠프인 포스두이구아수에서 실시한 집중훈련이다.

홍 감독은 브라질 입성 후 진행한 수차례 비공개 훈련에서 러시아에 초점을 맞춘 수비 조직력 훈련을 집중 연마했다. 강력한 수비와 역습에 특화된 러시아를 막기 위해 공격수부터 강하게 압박하는 조직적인 수비 훈련과 공격 전개 훈련을 했다. 밀도있는 훈련으로 전술적인 완성도가 높아졌다.

선수들의 컨디션을 본선에 맞춰 효율적으로 관리한 피지컬 훈련도 효과를 봤다. 대표팀은 지난달 파주 트레이닝센터(NFC)에 소집된 이후 미국 전지훈련까지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았다. 그러나 체력을 강화하면서 컨디션을 차차 끌어올리려는 이케다 세이고 피지컬 코치의 훈련 프로그램은 본선에 와서 효력을 발휘했다. 러시아전에서 선수들의 몸놀림은 평가전 때에 비해 한결 가볍고 활발했다. 평가전 부진을 좋은 약으로 삼고 선수들이 마음을 다잡고 하나로 뭉친 것도 반전의 밑거름이 됐다. 선수들은 평가전 패배 이후 허심탄회한 대화 속에서 마음을 모으고 ‘원팀’의 자세를 다시 한 번 되새겼다.

월드컵 본선을 앞둔 맞춤형 훈련과 컨디션 관리에 정신자세까지 다잡은 대표팀은 러시아전에서 반전에 성공했다. 선수들은 경기 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커졌다. 미드필더 기성용(스완지시티)은 “최근 평가전에서 두 차례 연패해 자신감이 떨어졌는데 오늘 러시아와의 경기가 반전의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러시아전을 앞두고 “최소한 지지 않는 경기가 중요하다”고 말했고, 이를 이뤄냈다. 홍 감독은 러시아전에서 쌓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다음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23일 알제리와의 2차전은 반드시 승리하고 마지막 벨기에전에서는 무승부 이상으로 1승2무 이상을 만들겠다는 계산이다. 특히 한국이 알제리전에서 승리하고 벨기에가 러시아를 잡는다면 16강 진출에 성큼 다가설 수 있다. 2경기 만에 16강을 확정하게 되는 벨기에가 한국과의 3차전에서 힘을 아낄 가능성이 높아 힌국은 무승부 이상으로 16강행을 어렵지 않게 확정할 수 있다. 러시아전 첫단추를 잘 꿴 홍명보호가 알제리전 필승으로 16강행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