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인터뷰다. 새벽 녘 아무도 밟지 않은 눈 덮인 마당을 걷는 모습처럼 조심스럽고 또 조심스럽다. 하지만 연기 이야기를 시작하면 금방 진지해진다. 가수 강산에의 8집음반 타이틀 곡 ‘답’ 뮤직비디오에는 귀에 헤드폰을 끼고 인생의 답을 찾아나서는 한 배우의 모습이 등장한다. 성균관대 연기예술학과 3학년생으로 이제 막 배우인생의 첫발을 디딘 손가영(22)이다.

▲ 뉴욕에서의 1년

손가영의 진가를 가장 먼저 알아본 사람은 현재 소속사(피당)의 탁현민 대표였다. 그녀의 고모는 YB<윤도현밴드>의 앨범 디자인을 맡아줬던 브랜드 디자이너 손혜원이었는데 어느 날 고모의 집에서 파티를 열었다. 나이답지 않게 외로움이 깃들어 있는 손가영의 서빙하는 모습은 탁대표의 눈을 사로잡았다. 그렇게 탁대표와 연을 맺은 손가영은 2007년 초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영어와 메이크업을 주로 배웠어요. 브로드웨이 댄스스쿨에서 재즈댄스 수업도 받았어요. 하루는 거리에서 한 작가에게 ‘사진을 찍어보지 않겠느냐’는 제의를 받았죠. 알고 보니 마이클 폴리치(Michael Polizzi)라는 거물급 사진작가였어요. 뉴욕에서의 생활은 제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됐죠.”

돌아온 손가영은 1년 전 모습을 잊지 않은 탁대표와 전속계약을 맺는다.

▲ 틀을 깨고 싶어요

그렇게 돌아온 그녀의 첫 출연작이 ‘답’ 뮤직비디오였다. 현장에서의 새로운 경험은 그녀에게 또 다른 자극이 됐다.

“잠도 잘 못자는 고된 스케줄이었지만 밴드 분들이 너무 재밌어서 시간 가는 줄 몰랐어요. 강산에씨는 처음 뵀는데 사람 냄새가 느껴지는 분이었어요.”

이제부터 시작이다. 그녀는 영화에 가장 출연하고 싶다고 말한다.

“강혜정 선배님처럼 되고 싶어요. 어린 나이에 틀을 깨는 거침없는 연기를 하셨잖아요. 단편적인 연기보다는 한 인물 안에 다양한 성격을 녹여 넣을 수 있는 가능성 있는 배우로 자라나고 싶어요.”

■ 스포츠칸 평가단 평점(별 5개 만점)

▲연기력(★★★)-청순해 보이는 얼굴에서 우울함과 발랄함 양면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 또한 자신의 몸을 컨트롤하기 위해 춤 연습에도 열중하는 등 근성이 돋보인다.

▲인지도(★☆)-아직 뮤직비디오 한 작품에 출연했을 뿐 광고나 드라마, 영화 출연경력이 전무하다. 허나 주목하라, 곧 만인에게 회자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작품(★★☆)-가수 강산에의 ‘답’ 뮤직비디오에 출연했다. 현재 연기예술학과 재학생으로 실습영화 출연경력이 있다. 뮤직비디오에서의 호연으로 섭외요청이 서서히 들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