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랑한 녀석들이다. 무조건 주목해도 좋을 만한 아이돌그룹이다.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빅뱅, SS501 등 남성 아이돌 시장이 뜨겁게 달궈져 있는 가운데 6인조 남성 아이돌 그룹 ‘유키스’(U-KISS)가 도전장을 던졌다. 현재 유키스는 JYP 사단의 ‘2PM’과 함께 꽤 쓸 만한 유망 아이돌 그룹으로 평가받으며 시장 개척의 향배에 관심을 이끌어내고 있다.

유키스의 출신 성분은 유명 기획사 중 하나로 손꼽히는 NH미디어다. 남성듀오 UN, 임창정 등을 배출해낸 회사로, 아시아 한류 가수로 우뚝선 남성 5인조 파란의 현 소속사이기도 하다. 이로써 가요계는 SM엔터테인먼트(동방신기·슈퍼주니어), YG엔터테인먼트(빅뱅), DSP이엔티(SS501), JYP엔터테인먼트(2PM)에 이어 NH미디어까지 모두 남성 아이돌 시장을 놓고 격전을 벌이는 형국을 맞게 됐다.

출사표를 던진 유키스가 녹록지 않아 보이는 이유는 파란을 통해 태국, 중국, 일본,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대만, 홍콩 등지에 유명세를 치르고 있는 NH미디어라는 뒷배경 외에 팀을 구성하는 각각의 멤버들이 보유한 예사롭지 않은 외양과 재능에서도 발견할 수가 있다.

모조리 10대로 구성된 이들은 이른바 ‘다국적’ 팀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난 멤버 케빈(17)은 미국 워싱턴DC에서 나고 자라 중국에서 액션배우로 일시 활약했던 일라이(17)와 함께 미국 국적의 교포이며, 홍콩에서 태어나 마카오에서 길러진 알렉산더(19)는 중국인이다. 불과 중학교 2년생일 뿐인 한국 국적의 신동호(14)도 사실 중국 베이징에서 유학하고 있던 도중 발탁됐고, 호주에서 2년간 유학했던 김기범(18)은 SS501 출신의 스타 김형준의 친동생으로도 유명하다. 한국 국적의 신수현(19)은 JYP 연습생 출신으로 다채로운 끼를 소유하고 있다.

프로필을 봐도 유키스는 국내 가요시장만을 겨냥한 팀이 아니라는 점이 분명히 드러난다. 아닌게 아니라 팀원 대다수는 수개국어를 이미 완벽하게 구사하고 있었다. 미국 국적의 일라이는 덤으로 유창한 중국어를, 어머니를 한국인으로 두고 있는 혼혈 중국인 알렉산더는 국어 외에 중국어, 영어, 프로투갈어, 일본어, 스페인어, 프랑스어까지 두루 섭렵한다고 자랑했다. 김기범도 영어와 일본어에 능숙하다. 예상대로 인터뷰 내내 이들의 입에서는 영어와 중국어, 한국어, 일본어가 두루 뒤섞이는 특이한 분위기를 연출됐다. 국어 어휘가 생각이 안나면 중국어나 영어가 튀어나오고, 이를 또다른 멤버가 국어로 옮겨 대답하는 형식이었다.

일라이 등의 눈에는 한국은 아직 호기심을 거둘 수 없는 곳이다. 일라이는 중국 액션 배우 경력과 관련해 “미국 버지니아주를 대표하는 태권도 선수로 활약하다 중국 시장이 무척 커보여서 중국으로 건너갔다”설명하면서 “막상 (그곳에서) 한국 음악이 인기인 것을 보고 한국으로 오게 됐다”고 말했다. 알렉산더는 “마카오와 홍콩 등에서 한국음악을 자주 접했다”면서 “1년전에 한국에 들어왔는데 아직 서울에서 버스 타는 법을 배우지 못했고 여전히 대중목욕탕을 가는 게 민망하지만 한국 생활이 무척 재미있다”고 했다. ‘귀신 보면 대박난다’는 속설을 어디서 들었던 모양인지 일라이는 귀신을 봤다며 호들갑을 떨기도 했다. 형에 이어 형제가 나란히 아이돌 그룹으로 활약하게 된 김기범은 “SS501 팬분들이 많이 응원을 해주신다”면서 “부담이 많이 되지만 형의 조언 등을 빌려 최선을 다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데뷔 음반의 모든 수록곡은 YG사단에서 유능한 프로듀서로 인지도를 높였던 용감한 형제가 책임졌다. ‘우리가 이제 너희들을 책임져/ 오랜 기억들은 전부 지워’ 등 공격적인(?) 가사가 도드라지는 ‘펌프 펌프’를 비롯해 미디엄 풍의 팝 ‘어리지 않아’, 강렬한 팝사운드의 곡 ‘기브 잇 투 미’가 음반을 장식한다.

두려움 대신 설렘이 얼굴을 가득 채우고 있는 멤버들은 대내외 활동에 대해 “우선은 국내 활동에 매달리지만 일본, 중국, 태국 등 아시아 전역이 저희들의 목표이고 마지막 지점은 바로 미국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국내 데뷔에 앞서 이들은 이미 지난달 일본 도쿄에서 팬미팅을 열고 조심스럽게 해외 활동을 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