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짜여진 역전 드라마 한편이 나왔다. 주연은 돌아온 거포 김상현(KIA)이었다. 김상현이 한달여만의 부상 복귀전에서 역전 투런로 팀의 원정 12연패를 끊었다.

김상현은 27일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롯데전에서 팀의 4강 구원군으로 합류했다. 지난 6월25일 잠실 두산전에서 오른 발목을 다쳐 엔트리에서 제외된 뒤 32일만이었다.

경기 전 김상현의 훈련을 지켜본 KIA 조범현 감독은 "아직 100% 완전한 몸상태는 아닌 것 같다"고 했다. 그도 그럴것이 김상현은 재활을 마친 뒤 실전경기라곤 25일 2군 넥센전만 뛰고 1군에 올라왔다.

하지만 해결사는 역시 달랐다. 6번타자로 나선 김상현은 0-3으로 끌려가던 4회초 2사 1루에서 상대 선발 사도스키로부터 우중간 펜스 상단을 맞추는 적시타로 타점을 올렸다. 맞는 순간 홈런인줄 알고 천천히 뛰는 바람에 2루까지 출루하지 못했을 정도로 잘 맞은 타구였다.

홈런에 굶주린 김상현은 두번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1점차로 추격한 8회 무사 1루 상황. 김상현은 볼카운트 0-1에서 김사율의 144㎞짜리 몸쪽 높은 직구를 힘껏 잡아당겨 좌측 관중석 중간에 떨어뜨리는 130m짜리 대형 아치를 그렸다. 6월24일 광주 넥센전에서 시즌 8호포를 기록한 뒤 33일만의 손맛이었다.

김상현은 경기 뒤 "1군 경기를 많이 뛰지 않아 상대가 변화구 보다는 빠른 공으로 승부할 것이라 예상했는데 적중했다. 현재 100% 컨디션이 아니라서 정확히 맞춘다는 생각이었다"며 "2군에 있을 때 팀이 연패에 빠져 마음이 무거웠는데 오늘 홈런으로 팀 분위기를 반전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 나도 경기를 치르면서 점차 좋아질 것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 감독은 "후반기 시작을 상현이 홈런으로 승기를 잡아 기분좋은 출발을 하게 됐다"며 주포의 귀환을 반겼다.

김상현의 홈런이 물꼬가 돼 8회에만 4점을 뽑은 KIA는 롯데의 추격을 2점으로 막고 7-5로 승리, 6월18일 문학 SK전 이후 37일·13경기만에 원정길에서 승리를 낚았다.

잠실에서는 LG가 7이닝을 7안타 무실점으로 막은 봉중근의 역투 속에 김광현을 선발로 낸 SK를 4-0으로 완파했다. LG 8번 박경수는 6회 선취점을 불러들이는 결승 2루타 포함, 3타수 2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했다.

두산은 목동에서 넥센에 4-3으로 역전승했다. 마무리 이용찬은 9회 등판해 1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21세이브째를 올려 SK 이승호를 제치고 최다세이브 단독 1위로 올라섰다.

대전 한화-삼성전은 삼성이 4-0으로 앞선 3회 비로 노게임 선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