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첫날인 27일, LG 선발은 봉중근(30). LG 박종훈 감독은 "우리팀에 에이스가 봉중근뿐이라 그랬다"고 했다.

현재 선발 가운데 믿을 만한 카드는 봉중근 뿐이라는 뜻으로, 어찌 보면 위험 부담이 따르는 결정이었다.

상대 선발이 SK 에이스로 다승 경쟁을 하고 있는 김광현인데다, 봉중근은 전반기 최종전이던 지난 22일 잠실 두산전에서 등판하고 대구 올스타전까지 참가하고 올라온 터라 휴식기간도 모자란 감이 있었다.

그러나 박 감독의 선택은 봉중근이었다. LG로서는 상대 선발을 따져가며 승수를 관리할 상황이 아니다. 4위를 놓고 매경기 정면승부를 해야 하기에 상대 에이스를 피해가며 5할 작전을 펼 만큼 여유로운 입장이 아니다.

봉중근이 정면승부를 제대로 걸었다. 김광현과 맞대결에서 한 치의 밀림도 없이 역투한 끝에 7이닝 동안 7안타 6삼진 3볼넷 무실점으로 팀의 4-0 완승을 이끌었다.

직구 최고구속은 시속 146㎞로 153㎞까지 던진 김광현에 밀렸지만 집중타를 피해가는 볼배합으로 고비를 넘어갔다. 또 김광현이 6회 1사에서 강판되는 뒤에도 봉중근은 싱싱한 공을 던졌다.

시즌 9승(6패)을 달린 봉중근은 전구단 상대 승리라는 의미있는 이정표도 하나도 남겼다.

경기 뒤 목소리에도 힘이 담겼다. 

"값진 승리였다. 개인적으로도 소중하지만 4강 싸움하는 팀에도 의미있다"며 "또 SK전이어서 전력분석에 더 신경썼다. 공격적으로 투구한 것이 효과를 봤다"고 했다.

후반기 첫 선발로 봉중근을 선택한 LG 박종훈 감독 또한 "에이스 역할이 무엇인지 봉중근이 보여줬다"며 만족스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