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과 금메달을 놓고 다툴 것으로 보이는 대만은 최근 젊은 투수 2명의 눈부신 발전에 기대를 걸고 있다. 

바로 일본 명문 요미우리에서 뛰고 있는 황즈룽(21)과 린이하오(19)다.
황즈룽과 린이하오는 이곳 타이중에서 열리고 있는 대륙간컵에서 대만 투수진의 축을 맡고 있다.

황즈룽은 26일(한국시간) 쿠바전에 선발 등판, 7.2이닝 동안 안타 7개로 2실점하며 호투했다. 삼진은 8개. 

대만 타선이 터지지 않아 패전투수가 됐지만 세계 정상급 화력을 갖춘 쿠바를 맞아 인상적인 투구를 해 대만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그는 한국 야구와도 구면이다. 2006년 쿠바 세계청소년대회 8강에서 김광현(SK)과 명승부를 했다. 

당시 한국은 김광현의 완봉 역투에 힘입어 1-0으로 이겼지만 황즈룽에게 안타 2개만 치며 고전했다. 당시 활약은 요미우리가 미래를 내다보고 스카우트하는 배경이 됐다.

현장에서 대만-쿠바전을 전력분석차 관전한 유남호 KBO 경기운영위원은 "그래도 요미우리 2군 선수에 불과하다. 한국 정상급 타자들이 황즈룽의 볼을 못 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면서도 "147㎞에 이르는 직구도 괜찮지만 슬라이더와 체인지업·포크볼을 다양하게 구사하는 능력이 좋았다. 그의 변화구에 대처할 필요는 있다"고 밝혔다.

린이하오는 15살 때 150㎞짜리 직구를 던져 대만 야구계를 떠들석하게 했고, 그해 요미우리가 잠재력을 인정해 데려갔다. 지난 9월 이승엽 대신 1군 엔트리에 등록할 정도로 쑥쑥 성장했다.

그는 지난 23일 한국과 개막전에서 대만이 7-5로 이기고 있던 8회 구원 등판, 2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세이브를 올렸다.

한국이 주목했던 선발 천홍원보다 구위는 더 나았다는 게 그를 상대해본 타자들의 평가다. 

린이하오에게 파울플라이로 물러났던 유한준(넥센)은 "속도도 그렇지만 볼끝이 좋아 천홍원보다 더 공략하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3이닝 정도는 충분히 자기 몫을 할 투수인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