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은 임태훈(22·두산)이었다. 

김광현(SK)이 얼굴 경련으로 낙마한 한 자리. 대표팀과 지겨울 정도로 인연이 없었던 임태훈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임태훈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지만 정규시즌 부진 탓에 막판 윤석민(KIA)에게 자리를 내줬다. 

조범현 대표팀 감독도 '임태훈 스토리'를 잘 알고 있다. 27일 대체선수 발표 뒤에는 "사람이 어느 순간 어떤 기회가 올지 모르는 것"이라며 빙그레 웃었다.

#차우찬→임태훈

김광현의 대체선수로는 차우찬(삼성)·이승호(SK·20번) 등이 우선적으로 거론됐다. 

김광현이 왼손투수였던 데다 조 감독도 왼손투수의 추가 발탁 필요성을 밝혔기 때문. 

그러나 조 감독은 지난 플레이오프에서 눈부신 피칭을 한 임태훈을 최종 낙점했다. 

조 감독은 "플레이오프 삼성전에서 아주 잘 던졌고, 삼성 타자들도 승부하는 데 어려워했다고 들었다"며 "최근에 잘 던졌던 투수가 오래 쉰 투수보다 빨리 페이스를 회복하는 데도 유리한 점이 많다고 보고 임태훈을 선택했다"고 했다.

왼손투수에 대한 욕심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조 감독은 후반기부터 무서운 피칭을 한 차우찬 얘기를 꺼냈다. 선발뿐 아니라 불펜으로도 쓰기 좋아 조 감독 눈에는 안성맞춤이었다. 그러나 차우찬은 예비엔트리에도 이름이 없었기에 대회 규정상 발탁 자체가 불가능했다.

#임태훈의 자리

김시진 대표팀 투수코치는 "왼손투수 필요성 때문에 왼손투수를 찾기도 했다. 그러나 너무나 오른손·왼손 구색 맞추는 데만 초점을 두지 말자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임태훈 또한 선발·마무리 모두 가능한 것이 강점이다. 대만·일본전 등 굵직한 경기에 중간계투로 투입이 가능한 데다 경우에 따라서는 홍콩·파키스탄전 등에 나서 긴 이닝을 소화할 능력도 갖추고 있다. 이래저래 활용도가 높은 투수라는 것.

김 감독은 "결과적으로 지금 컨디션이 좋은 선수를 우선시했다"고 했다. 그 이름이 바로 임태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