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사드 스타디움 전경
월드컵 본선에 한 번도 출전한 적이 없는 카타르가 2022년 월드컵 개최지로 낙점받은 데는 ‘에어컨 경기장’이라는 기상천외한 공약이 한 몫했다. 유치 경쟁에서 카타르에게 가장 큰 걸림돌은 기후였다. 중동의 카타르는 월드컵이 열리는 6~7월 50도가 넘는 살인적인 폭염이 이어진다. 그래서 꺼내든 카드가 이른바 ‘에어컨 경기장’.
카타르가 월드컵 개최지 선정 전 국제축구연맹(FIFA) 집행위원들에게 시범적으로 보여준 경기장이 냉방 시설을 갖춘 알사드 스타디움이다.
20일이 넘게 카타르 도하에 체류하면서 거의 매일 도하 시내를 지나치며 호기심을 갖고 본 것이 이 곳이다. 하지만 한국대표팀을 취재하느라 한번도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한국대표팀이 결승 진출에 실패하면서 드디어 알사드 스타디움을 직접 가볼 수 있었다. 한국은 29일 알사드 스타디움에서 우즈베키스탄과 3~4위전을 치렀고, 하루 전날에도 이곳에서 적응 훈련을 가졌다. 이곳은 대표팀 중앙수비수 이정수가 소속된 알사드의 홈 구장이기도 하다.
알사드 스타디움은 멀리서 봐도 금방 알 수 있을 정도로 특이한 외형이 우선 눈에 띈다. 건물 사각에 웅장한 탑처럼 4개의 기둥이 솟아 있다. 1986년에 처음 지어져 2004년에 리모델링으로 새롭게 개장했고, 수용 인원은 1만3500명. 축구장 치고는 크지않은 규모지만 아담한 전용구장으로 관중석과 그라운드가 무척 가깝다.
처음 경기장을 찾은 뒤 가장 궁금했던 것은 카타르가 자랑했던 냉방 시설.
우선 전 좌석 밑에 3개씩 설치된 주먹만한 크기의 냉방 배출구가 눈에 띄었다. 또한 지름 25㎝ 정도의 크기의 냉방 구멍이 1m 정도의 간격을 두고 그라운드 사방을 둘러치고 있었다. 여기에 이날 가동은 안됐지만 관중석을 덮은 천장에서도 덮개가 열리면서 냉기가 뿜어져 나온다.
경기장 관리인은 “카타르 프로축구가 열리는 9월 기온은 45도 안팎을 오르내리지만 이 경기장은 냉방 시설을 가동하면 25도 정도를 유지할 수 있다”고 자랑했다.
현재 카타르 겨울 기온은 15~23도여서 기상천외한 스타디움 냉방 체험을 못한 것이 아쉬웠다.
<도하(카타르)|김기봉기자 kgbman635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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