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도 그렇게 하겠지만…”

한화 한대화 감독은 19일 대전 롯데전을 앞두고 “또 용병 투수를 상대하게 됐다”며 걱정했다. 이날 롯데 선발은 지난 2일 개막전에서 한화를 상대, 승리를 거머쥔 우완 브라이언 코리. 한 감독은 “우리가 외국인 투수와 격돌하는 게 도대체 몇 번째인지 모르겠다”면서 “전력이 뒤지다보니 다른 팀들의 집중공략을 받는 경향이 더 짙어졌다”고 말했다.

한화는 시즌 초 다른 구단의 에이스급 용병 투수들을 계속 만나고 있다. 코리를 두 차례 상대한 것을 비롯 3승으로 다승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는 KIA 아킬리노 로페즈와도 두 번 붙었다. 게리 글로버와 짐 매그레인(이상 SK), 벤자민 주키치와 레다메스 리즈(이상 LG), 트레비스 블랙클리(KIA)도 한화전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한화는 이날까지 정규시즌 14 경기중 9차례나 용병 선발 투수와 상대했다.

반면 ‘만만한’ 투수와 격돌은 거의 없었다. 지난 8일 KIA전에서 상대 6선발인 김희걸이 예고됐으나 우천으로 취소되는 불운까지 겪었다.

초반부터 치고 나가야 하는 다른 팀에게 한화는 놓치면 안 되는 ‘먹잇감’인 셈이다. 그러다보니 승리할 가능성이 보다 높은 한화전에 에이스급 용병 투수들을 계속 선발 투입하고 있다. 효과도 괜찮다. 로페즈가 나왔던 17일 KIA전까지 한화는 상대팀 외국인 투수가 등판한 날 8연패하는 아픔을 겪었다.

한 감독은 이해한다는 반응이다. ‘나라도 그렇게 하겠다’는 뜻이었다.

“우리에게 1패를 하면 그 충격이 거의 2패와 다름없는 것 아니냐”는 그는 “내가 다른 팀 감독이어도 그 방법을 택할 것 같다. 우리가 올해 상대 4~5선발과 붙은 적이 있었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대 투수들도 더 배짱있게 볼을 뿌린다. 타자들 역시 우리가 어렵지 않은 상대라는 것을 아는 듯 적극적으로 덤벼든다. 우리에겐 또 하나의 쉽지 않은 과제가 생겼다”고 전했다. 최하위팀이 겪는 비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