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안지만(28)이 류중일 감독 가슴에 즐거운 고민을 안겼다.

안지만은 19일 대구 KIA전에 선발로 나와 6이닝 동안 2안타 무실점으로 역투하며 팀의 8-0, 대승을 이끌었다. 안지만은 선발투수로 시작한 이번 시즌 들어 2승(1패)째를 챙겼다.

이날 KIA전은 안지만의 마지막 선발 등판 경기가 될 가능성이 적잖았다. 어깨 부상으로 재활훈련을 했던 왼손선발 장원삼이 마침내 1군 훈련에 합류해 엔트리 등록을 눈앞에 뒀기 때문이다. 류 감독은 경기 전 “장원삼이 한두 차례 중간에서 던진 뒤 선발진으로 들어오면 한명으로 불펜으로 빠져나가야하는데 아무래도 불펜 경험이 많은 안지만이 그 자리로 돌아가는 게 낫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장원삼의 합류는 삼성 마운드의 완성을 의미한다. 류 감독은 차우찬·카도쿠라·윤성환·배영수·정인욱에 장원삼이 포함된 든든한 6선발진에 최근 1군에 올라온 왼손 셋업맨 권혁, 그리고 안지만까지 가세한 황금 불펜을 꿈꿨다.

그러나 갈수록 결정이 어려워진다. 당초 계획대로 안지만을 불펜으로 돌려보내기에는 미련이 남을 수밖에 없다.

안지만은 이날 최고구속 145㎞를 찍으며 투구수 88개로 6이닝을 지켰다. 류 감독이 그간 지적한 투구수 문제를 제대로 해결했다. 선발 투수로 적응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류 감독은 이르면 이날 경기 뒤 보직 이동을 굳히려 했으나 결국 결정을 미루기로 했다. 경기 뒤 “안지만이 한두 번 더 선발로 던지는 것을 보고 어떻게 쓸지 다시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안지만은 “선발투수로 뛰다 보니 몸에 조금 무리도 오고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이제 많이 적응이 됐다”며 “선발투수로 뛰게 된다면 두자릿수 승수를 거두겠다”고 했다. 여기에 보직에는 집착하지 않겠다는 말을 더했다. “선발로 뛰면 좋지만 팀이 필요하면 무슨 보직이든 상관 없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2년의 병역혜택 받았는데 팬들에게 보답한다는 마음으로 뛰고 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