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쪽과 홈런, 그리고 완급조절 적응에 달렸다.”

이대호(29·전 롯데)가 오릭스 유니폼을 입고 내년 시즌 일본프로야구에서 뛸 때 귀가 닳도록 들을 가능성이 큰 키워드 3가지다. 2011 일본시리즈 챔피언 소프트뱅크의 아키야마 고지 감독이 일본프로야구에서 용병타자의 생존법칙으로 거론한 것들이다.

아키야마 감독은 아시아시리즈 예선리그 삼성전이 열린 지난 26일 허구연 아시아야구연맹(BFA) 기술위원장 겸 MBC 해설위원과 만남에서 일본야구를 거쳐간 한국 타자들에 대해 언급하며 이대호의 향후 행보를 간접적으로 점쳤다.

아키야마 감독은 이대호에 대해서는 아직 잘 알지는 못한다고 했다. 다만 올해 초까지 지바 롯데에서 뛴 김태균, 그리고 소프트뱅크에서 겪었던 이범호 등을 기억하며 조심스럽게 일본프로야구에 합류하는 한국타자들의 생존법칙을 제시했다.

성공 여부를 가르는 첫 번째 가늠자는 홈런수. 한국프로야구에서 외국인타자에 많은 홈런을 기대하는 것처럼 일본야구에서도 다르지 않다는 설명이다. 타율에 장타력까지 좋다면 금상첨화지만 외국인타자 타이틀을 달고 있는 이상 타율만으로는 어필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삼성 복귀를 앞둔 이승엽이 일본프로야구에서 정점을 찍었던 시즌도 요미우리 4번타자로 홈런 41개를 뿜어냈던 2006년이다. 이승엽은 일본에서 8년을 뛰면서 홈런수에 따라 사이클을 달리 했다.

이대호가 또 하나 기억해야할 것은 몸쪽 승부다. 이대호가 내년 시즌을 맞는 순간 지긋지긋한 몸쪽 승부가 예상되는 가운데 아키야마 감독은 한국 타자들의 몸쪽 공 대응력에 성공 열쇠를 맞췄다. 아키야마 감독은 2010년부터 올해 전반기까지 일본에서 뛴 김태균의 약점이 두드러지진 않았지만 몸쪽 공에 역시 약세를 보인 것으로 기억했다. 김태균은 일본 진출 첫해인 2010년 타율 2할6푼8리에 21홈런 92타점의 무난한 성적을 기록했지만 높에 기대치에 비춰 아쉬움도 남겼다.

아키야마 감독이 언급한 또 다른 관건은 일본 투수들의 영리한 볼배합에 적응해야한다는 것이다.

야키야마 감독은 “한국타자들 대부분 빠른 공에 대한 적응력은 좋다. 그런데 투수들의 완급 조절에는 약점을 보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