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판에서 외국인선수는 흔히 ‘로또’라고 불린다. 제대로만 뽑으면 팀 전력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는 카드라는 의미다. 반대로 보면 그만큼 좋은 선수를 뽑기 어렵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FA선수를 영입하는 것 외에는 즉시 전력감을 데려오기 힘든 여건 탓인지 용병에 대한 중요성은 더 부각되고 있다. 각 구단들은 점차 외국인선수 영입에 더 많은 공을 들이는 추세다.

그렇다면 내년 시즌 8개구단의 용병 구성은 어떻게 될까. 타자 용병들의 잇따른 적응 실패 때문인지 내년 용병 트렌드는 그야말로 투수 전성시대가 될 전망이다.

현재 지난 시즌 외국인선수 16명 가운데 재계약 불가 방침이 정해진 선수는 트래비스 블랙클리(KIA), 게리 글로버(SK), 페르난도 니에베(두산), 크리스 부첵(롯데) 등 6명 정도다. 이들 가운데에는 각각 한화와 넥센에서 뛴 두명의 타자 용병 카림 가르시아와 코리 알드리지도 포함돼 있는데 나머지 팀들 역시 타자 영입 계획이 없어 내년시즌 개막때는 타자 용병을 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대신 투수 인기는 더 높아졌다. 지난 시즌 투수 용병 14명 가운데 5명은 이미 재계약이 성사됐거나 가능성이 높다. LG는 지난 시즌 박현준과 선발 트로이카를 구성하며 21승을 합작한 레다메스 리즈, 벤자민 주키치와 재계약을 일찌감치 성사시켰다. 두산도 김승영 사장과 김태룡 단장이 미국까지 날아가 설득 작업을 벌인 끝에 지난 시즌 15승 투수 더스틴 니퍼트를 잔류시켰다.

이밖에 롯데는 지난 두시즌 모두 두자리 승수를 챙긴 라이언 사도스키와 재계약을 추진중이며, 한화는 마무리로 안정적인 경기 운영(3승10세이브 방어율 2.02)을 선보인 데니 바티스타와, 넥센은 지난 세시즌 한국에서 뛰면서 19승을 올린 브랜든 나이트를 재계약 대상자로 분류해놨다.

나머지 선수들은 ‘더 좋은 투수가 나오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조건부 재계약이 될 것으로 보인다. SK는 구위는 좋지만 한계 투구수가 적은 브라이언 고든을 놓고 고민중이며, KIA는 “좌완투수 2명을 뽑아달라”는 선동열 감독의 요청에 따라 11승 투수 아킬리노 로페즈와의 재계약을 일단 보류했다.

한편 삼성은 올시즌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우승에 큰 힘을 보탠 덕 매티스와 저스틴 저마노와의 재계약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었으나 매티스가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삼성으로 복귀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마무리 영입을 선언한 두산과 바티스타와 재계약을 노리는 한화를 제외하면 전원 선발로 채워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