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경기 연속 선발 출전에 슈팅 겨우 1개. ‘경기력 논란’ 속에 한국축구 국가대표팀에 뽑힌 박주영(아스널)이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2경기를 치른 뒤 받은 성적표는 낙제 수준이다.

박주영은 23일 알제리와의 브라질월드컵 H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원톱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지난 18일 러시아전에 이은 2경기 연속 선발출전이다. 러시아전에서도 후반 10분 교체아웃된 박주영은 알제리와 맞서서도 58분 밖에 뛰지 못했다. 공격포인트는 아예 없었고 2경기를 통틀어 기록한 것은 알제리전 슈팅 1개 뿐이다.

홍명보 감독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대표팀에 선발됐지만 박주영이 보여준 플레이는 기대 이하였다. 러시아전부터 전반 초반 이청용(볼턴)의 기막힌 스루패스를 놓치는 등 전반적으로 몸이 무거웠다. 홍 감독은 당시 “박주영이 전방에서부터 열심히 압박하는 등 수비 가담이 좋았다”고 평가했지만 “공격수가 공격 포인트를 기록해야지 수비하려고 나왔냐”는 팬심을 달래기에는 부족했다. 알제리전에서 보여준 플레이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슈팅 감각을 보여줄 기회조차 희박했고 체력적으로도 완비가 덜 된 듯 위협적인 움직임도 별로 없었다. 오히려 박주영이 아웃된 뒤 투입된 이근호(상주)·김신욱(울산) 등 국내파 조커들의 활약이 훨씬 좋았다.

박주영이 오는 27일 열리는 조별리그 최종전인 벨기에전에서도 선발로 기용될지는 미지수다. 자신이 옳다고 판단하면 주위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밀어붙이는 홍 감독식 ‘마이 웨이’가 재연된다면 박주영이 다시 한 번 선발로 나올 수 있다. 그러나 박주영에게 쏟아지는 소나기 혹평을 홍 감독도 마냥 무시할 수는 없다.

홍 감독은 “벨기에전의 라인업 변화가 있느냐”는 질문에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선수들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말로 즉답을 피했다. 알제리전 전반 동안 슈팅을 한개도 때리지 못한 데 대해서는 “골대 앞의 것은 개인 능력으로 이뤄진다”면서 “초반 실점이 너무 많아 수비에 대해 많이 이야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