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그룹 ‘카라’ 출신의 방송인 구하라(27)가 전 남자친구 ㄱ씨로부터 성관계 영상 유포 협박을 당했다며 경찰에 고소한 가운데,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한사성)가 구씨가 사이버성폭력의 피해자라며 그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나섰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구하라를_지지합니다’ ‘#디지털성범죄’라는 해시태그 운동이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한사성은 4일 페이스북에 “(보도에 따르면) 연예인 구하라의 가해자 ㄱ씨는 구씨가 업무 때문에 관계자와 함께 식사했다는 이유로 구씨에게 데이트폭력을 가하기 시작했다”며 “폭력의 끝은 결국 유포 협박이라는 사이버성폭력이었다”고 썼다.

이어 “유포 협박은 상대를 자신이 원하는 행동을 하도록 조종하기 위해 성관계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는 것으로, 단순 협박과 달리 성폭력으로 봐야 한다”면서 “영상이 유포되면 남자와 여자가 함께 성관계를 했어도 여자의 인생만이 크게 망가질 것을 아는 남성 가해자가 불평등한 성별 위계를 이용해 저지르는 범행이라는 점을 고려해서 다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사성은 성관계 영상 유포 협박 범죄의 특수성에 대해 설명했다. 한사성은 “유포 협박을 당하는 피해자는 경찰에 신고하기 어렵다. 신고하는 순간 유포해버리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면서 “실제로 가해자는 자신의 협박죄로 처벌을 받아도 상관이 없다며 신고하면 (영상을) 올려버리겠다는 식의 발언을 했다”고 썼다.

한사성은 “과거의 연예인 성관계 유출 사건들을 보았을 때, 한 번 영상이 올라가면 사람들은 피해자의 편에 서는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영상을 다운받고 시청하면서 가해에 동참하곤 했다. 구하라가 느꼈을 두려움을 생각해 달라”고 호소하며 “처음 폭행 사건으로 보도가 나갔을 때, 왜 구씨가 아무 잘못이 없으면서도 ‘제 잘못 안다, 이유를 막론하고 죄송하다’는 말을 했을까”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한사성은 “구하라가 죄송할 필요 없다. 없는 잘못까지 사과할 필요 없다. 성폭력 가해자 때문이다. 이 글을 읽은 모두가 구씨를 지지해 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누리꾼들도 한사성에 동조하며 사이버성폭력에 대한 안일한 인식과 대응이 구씨와 같은 피해자를 낳았는 의견을 내고 있다. 한 누리꾼은 “불법촬영 가해자가 저렇게 자신만만한 것은 성관계 불법촬영 영상 유포시 그걸 유통하는 사이트와 범죄 영상임을 알고도 소비하는 대중의 존재와, 가해자의 신변은 숨겨지지만 피해자는 도리어 2차 가해에 노출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연인 사이였을 때 촬영한 사생활 사진, 동영상 등을 이별한 뒤 온라인상에 유포하는 행위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지는 범죄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이러한 사이버성폭력을 엄벌에 처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딸자식을 가진 부모로서 연예인 구하라 사건을 보면서 개탄과 분노를 금치 못한다”며 “데이트 폭력과 리벤지 포르노는 왜 남자에겐 협박용이 되고 여자에겐 공포의 대상이 되어야 하느냐”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