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주장하겠습니다."

나서서 꺼내기 어려운 말 가운데 하나. 그러나 LG 봉중근은 주저없이 답했다.

봉중근은 14일 잠실 한화전에 앞서 "아시안게임 주장을 해야한다면 하겠다. KBO(한국야구위원회)로부터 의향을 묻는 전화도 받았다"고 말했다.

봉중근은 이번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서열 3위다. SK 포수 박경완(38), 그리고 SK 투수 정대현(32)에 이어 최고참이다.

박경완은 주장직을 고사한 한 것으로 전해졌고, 정대현은 주장을 하기에는 너무 과묵한 편. 그래서 대세가 봉중근에게 기울었다고 한다.

봉중근은 "잘 던지는 후배들이 많으니 내가 얼마나 던질 지 모르겠다. 가서 팀분위기도 살리고 선수단이 화합하는 데 좋은 역할을 해보겠다"고 말했다.

대표팀에서는 류현진(한화)과 룸메이트가 될 것으로 점치기도 했다. 봉중근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류현진의 룸메이트였다. 당시에 너무나 잘 지냈다고 한다. 류현진이 잠자리에 들기 전에 꼭 음악을 듣는 습관 등도 떠올렸다. "이번에는 나보다 잘 던질 후배 투수들이 후보군에 있었던 것 같은데 아마도 현진이가 기술위원회 분들을 찾아다니며 '중근이 형은 꼭 뽑아야 한다'고 해서 내가 가게 된 것 같다"며 겸손해했다.

한편으로는 자신이 대표팀에 들어가면서 또 다른 왼손투수 장원준(롯데) 등 후배투수들이 합류하지 못한 것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