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SK전이 열린 14일 사직구장. 덕아웃에서 취재진을 만난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롯데팬들의 든든한 지지에 잠시 눈시울을 붉혔다.

롯데팬들은 지난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전에 앞서 애국가가 끝난 뒤 외야 한 블록에 로이스터 감독의 등번호 '3'과 함께 '제리를 원한다'는 대형 현수막을 내걸었다.

당시를 떠올린 로이스터 감독은 "나는 말을 쉽게 하는 편인데도 할 말을 잃었다. 팬들 한 사람씩 개인적으로 만나 고맙다고 얘기하고 싶다. 그런 경험은 태어나서 처음이다"며 감격에 젖었다.

이날 경기에 임하는 각오도 남다를 수 밖에 없었다. 

그만큼 열성적으로 응원해주는 홈팬 앞에서 4강 축포를 터트리고 싶은 욕심이었다. 그리고 이날 SK를 잡으면서 구단 최초 3년 연속 4강 진출을 이뤄냈다.

4강이 확정된 뒤 로이스터 감독은 "아주 대단한 일을 이뤘다. 올시즌은 분명 쉽지 않았다. 한국에 와서 늘 '포기를 하지 말라'고 강조해왔는데 선수들이 잘 따라줬다. 그 결과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룰 수 있었다"며 감격에 찬 소감을 밝혔다.

"올해 4강 진출이 가장 힘들고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다. 선수들의 큰 부상도 많았고, 마무리 투수도 없었다"며 힘들었던 상황을 더듬은 로이스터 감독은 "한 달 안에 우리도 SK를 상대할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했다"며 한국시리즈 진출에 자신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로이스터 감독은 "남은 경기에서 포스트시즌을 대비할 계획이다. 일단 홍성흔의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는 것이 급선무다. 두산전 선발을 맞춰보는 것도 필요하다"며 "오늘은 우리 구단이 최초로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달성한 만큼 의미있는 축하파티를 할 것"이라고 활짝 웃어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