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좋은 투수였다.”

한화 용병 카림 가르시아(36)가 잠시 에이전트로 변신했다. 물론 돈을 받고 일을 진행했다는 뜻은 아니다. 잠시 한솥밥을 먹었던 옛 동료와의 의리였다.

한화 관계자는 16일 청주 한화-롯데전을 앞두고 “지난 6월28일 퇴출된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오넬리 페레즈(28)가 가르시아의 전 소속팀인 멕시칸리그 몬테레이 술탄스에서 뛰게 됐다”고 말했다. 타격 연습을 마치고 돌아오던 가르시아 역시 “그의 멕시코행”이 맞다고 사실을 확인시켰다.

오넬리가 멕시코로 가게 된 배경은 가르시아의 강력한 추천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롯데와 재계약에 실패한 뒤 고국인 멕시코로 돌아가 몬테레이에서 뛴 가르시아는 중심타자로 활약하다 한화의 러브콜을 받고는 6월 초 다시 한국 무대를 밟았다. 몬테레이는 당시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있었는데 가르시아의 한국행을 간곡히 만류할 정도였다. 그 만큼 가르시아의 영향력이 컸다는 뜻이다.

이에 가르시아는 멕시칸리그 시즌이 끝난 뒤 몬테레이가 새 선수를 물색하자 한화에서 마무리투수로 4승4패6세이브 방어율 5.83을 기록하며 부진한 뒤 퇴출된 오넬리를 ‘강추’했다. 가르시아는 “오넬리가 원래 좋은 선수였기 때문에 입단한 것”이라면서 “어쨌든 친구가 새 팀을 찾아 기쁘다”고 했다. 한화 관계자는 “가르시아가 한국 사람도 아닌데 의리가 있다”며 칭찬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몬테레이에 지난해 한화에서 대체용병으로 건너온 뒤 역시 성적 부진으로 재계약에 실패한 쿠바 출신 프랜시슬리 부에노도 뛰고 있다는 것이다. 몬테레이에서 잘 하면 한화로 오고, 한화에서 못 하면 몬테레이로 가는 셈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