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SK(잠실)

4-5로 뒤진 LG는 9회말 마지막 기회를 잡았다. 선두타자 대타 이대형이 좌익수 뒤로 큰 타구를 날리고 3루까지 전력질주해 세이프됐다. 1점 차에 시작하자마자 무사 3루를 만들어 외야플라이 하나면 동점. 역전도 충분히 가능했다. 그러나 조인성이 2구째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고, 9번 오지환이 볼카운트 1-1에서 3구째에 기습번트를 댔다. 타구는 1루 라인을 따라 굴러갔고, 오지환은 1루로 전력질주했다. 그러나 파울. 오지환은 한 차례 더 파울을 걷어낸 뒤 볼을 골라내며 볼카운트 싸움을 했지만 엄정욱의 6구째 시속 151㎞ 바깥쪽 직구에 헛스윙 삼진 당했다. 3루에 이대형의 발이 그대로 묶인 채 남은 아웃카운트는 하나. 그러나 1번 이택근마저 2구째 시속 150㎞ 직구에 유격수 땅볼로 맥없이 물러났다.

◇넥센-두산(목동)

0-2로 끌려가던 두산은 6회초 선두 오재원의 볼넷으로 걸어나간 뒤 김현수의 우전안타, 김동주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를 만들었다. 이은 5번 최준석이 3루수 왼쪽 옆을 빠지는 2타점 2루타를 날려 2년여 만에 승리를 노리던 넥센 선발 김수경을 강판시켰고, 무사 2·3루에서는 양의지와 손시헌이 연속 적시타를 날려 4-2로 리드를 잡았다. 계속된 무사 1·2루 상황. 쐐기를 박을 수 있는 찬스가 이어졌지만 이원석의 보내기 번트 실패가 뼈아팠다. 두산 벤치는 이원석에게 초구 희생번트를 지시했지만 이원석이 스트라이크를 그대로 흘려보내면서 리드가 길었던 2루 주자 양의지가 견제사 당해 분위기가 한풀 꺾였다. 설상가상으로 이원석이 뒤이어 병살타까지 치면서 팀 상승무드에 찬물을 끼얹었다.

◇한화-롯데(청주)

카림 가르시아의 끝내기 결승 투런포도 훌륭했지만 8회말 나온 신인 나성용의 동점 3점포가 더욱 극적이었다. 한화는 7회초 마무리 바티스타를 조기투입했으나 그가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면서 7-10으로 간격이 벌어져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한화의 드라마는 8회말부터 시작이었다. 한화는 롯데 필승조 임경완을 상대로 이대수와 장성호가 연속안타를 때려 1사 1·3루 찬스를 만들었다. 이 때 타석에 들어선 타자는 8회초 수비 때 신경현 대신 마스크를 쓴 신인 포수 나성용. 전날 프로데뷔 홈런을 3점포로 장식했던 그는 이날도 첫 타석에서 임경완의 투심패스트볼이 높게 뜨자 힘껏 밀어쳐 우측 펜스를 넘겼다. 10-10 동점이 되면서 분위기는 한화 쪽으로 넘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