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박정권(29)이 2010년 ‘가을사나이’에 올랐다.

박정권은 19일 대구구장에서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4차전이 끝난 뒤 기자단 투표에서 선배 박경완(38)과 2차까지 가는 접전 끝에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총 71표 중 1명이 기권한 가운데 1차투표에서 박정권은 가장 많은 32표를 얻었으나 과반수가 안돼 2위득표자 박경완(29표)과 2차투표까지 갖고 38표로 생애 첫 한국시리즈 MVP가 됐다.

한국시리즈 4경기에서 홈런 1개 포함, 타율 2할9푼4리(17타수 5안타)에 6타점을 올리면서 MVP 트로피와 함께 폭스바겐 자동차(약 3300만원)까지 부상으로 받았다.

박정권은 무안타에 그쳤던 2차전을 제외하고 매 경기 중요한 한방씩 터뜨리며 팀이 삼성을 4-0 ‘퍼펙트시리즈’로 끝내는데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했다.

4차전도 1-0으로 앞선 4회초 1사 만루에서 2타점 2루타로 우승을 확정했고, 앞선 3차전까지도 그의 방망이에서 SK 연승이 작성됐다.

지난 15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1차전 6-4로 앞선 6회말 2점 쐐기홈런을 터뜨린 박정권은 대구로 이동한 18일 3차전에서 1회초 1사 2루에서 내야안타로 2점을 뽑아 기선제압하는데 한몫하더니 2-1로 불안한 리드를 지키던 8회 무사 1루에서 우중간을 가르는 1타점 2루타로 승부를 갈랐다.

박정권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서 맹타를 휘두르며 ‘가을남자’로의 입지를 확실히 다졌다.

그는 지난해 처음 팀내 주전으로 자리잡아 거의 무명이나 다름없었던 상황이었으나, 가을 무대 12경기에서 홈런 5개에 21안타·17타점을 폭발시키며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이런 활약에도 불구하고 팀이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러 눈물을 흘렸던 박정권은 다시 방망이를 가다듬은 올해 정규시즌에서 타율 3할6리에 홈런 18개, 76타점으로 활약하며 1위하는데 큰 몫을 담당한데 이어 마지막 관문에서도 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그 누구보다 크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