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도 다 끝난 것은 아니다.

한국시리즈는 끝났지만 김재현(35·SK)의 얼굴을 조금 더 볼 수 있을 것 같다. 김재현이 적어도 3경기는 더 SK 유니폼을 입고 뛴다. 

김재현은 19일 한국시리즈 4차전에 앞서 “우승하면 아마 일본과 대만에 선수들과 함께 가게 될 것 같다”고 했다.

한국시리즈 우승 팀은 대만에서 대만리그 우승 팀과 2경기를 치른 뒤, 일본 도쿄에서 재팬시리즈 우승 팀과 단판으로 한·일클럽챔피언십을 치른다. 

김재현은 이번 한국시리즈를 마지막으로 은퇴한다. 지난 해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은퇴 의사를 밝힌 뒤 단 한 번도 번복하지 않은 채 이대로 은퇴를 앞두고 있다.

지난 미디어데이에서 큰 구장에서 은퇴경기를 치르고 싶다고 밝혔던 김재현은 4차전에 앞서 “후배들이 ‘재현형을 위해서 한 경기라도 더 하자’고 농담하는데 절대 그럴 일은 없다. 무조건 대구에서 이대로 끝내고 가자고 했다”며 “삼성이 1승하면 분위기가 살아날 수 있다. 선수들에게 ‘방심하지 말고 4차전에서 끝내자. 죽어도 잠실가지 말자’고 했다”고 말했다.

뜻대로 대구 4차전은 김재현의 마지막 무대가 됐지만 과거 열렸던 아시아시리즈 격인 일본·대만과 치를 친선전에는 선수단과 함께 갈 것으로 보인다. 

11월 열리는 광저우아시안게임 대표팀에 SK에서 무려 7명이나 차출되기 때문이다.

투수 김광현과 송은범·정대현, 포수 박경완, 내야수 최정·정근우, 외야수 김강민이 당장 25일부터 부산에서 시작되는 대표팀 훈련에 합류한다.

대만과는 11월 4·5일, 일본과는 11월13일에 경기가 잡혀있으니 대표팀과 일정이 겹친다. 당장 싸울 선수가 없다.

더구나 김성근 감독은 해마다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일본 챔피언과의 대결에 굉장히 큰 의미를 뒀다. 이번 한국시리즈에 앞서서도 “꼭 우승하고 도쿄에 가서 아시아시리즈까지 이기겠다”는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선수도 없는데 고참이자 주장인 김재현을 빼놓고 갈 리 없다. 김재현 역시 김 감독의 이같은 생각을 미리 읽고 있기에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

김재현은 “한국시리즈가 한국에서는 마지막 무대다. 하지만 대만과 일본에서 열리는 아시아시리즈에는 나가야 할 것 같다. 사실 은퇴하는 마당에 쉬려고 했는데 대표팀에 7명이나 차출된다. 이런 상황에서 감독님께 쉬겠다고 하면 분명히 야단치실 거다. 그렇지 않아도 올해 야단 많이 맞았는데 막판까지 꾸중 들을 수는 없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