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선동열 감독이 이번처럼 불펜 운용에 답답함을 느낀 적이 있을까. 

꼭 꺼내야할 때 꺼내지 못하는 왼손 카드 때문이다. 플레이오프부터 유일한 왼손 셋업맨이던 권혁의 부진으로 불펜 운용이 자유롭지 않던 상황. 한국시리즈에서는 왼손투수를 제대로 쏟아붓는 SK를 상대하다보니 상대적 박탈감이 더 크다.

선 감독의 기본 전략은 불펜에 힘을 싣고 경기를 풀어가는 것이다. 내년에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삼성 왼손 불펜자원을 생각하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선 감독은 한국시리즈 대구 4차전이 열린 19일 “왼손투수가 1·2군 합쳐 5명뿐”이라며 씁쓸해했다.

선 감독이 말한 왼손투수는 장원삼·차우찬·권혁에 2군에 있는 백정현과 박민규. 이 가운데 장원삼과 차우찬은 선발 자원. 

선 감독은 “둘 중 하나를 불펜으로 돌리면 선발 구성이 약해져서 그렇게 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야말로 딜레마다.

상대적으로 SK는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올라온 왼손투수만 5명. 선발 김광현에 두 이승호, 그리고 전병두·정우람 등 묵직한 불펜요원이 버틴다.

선 감독의 고민은 시리즈 이후에도 여전하다. 내년에도 뚜렷한 왼손 불펜투수 보강책이 없기 때문이다. 경찰청 야구단에서 복무중인 조현근이 키울 만한 재목이지만 2012시즌에나 복귀가 가능하다. 여기에 내년 시즌 신인으로 왼손투수 2명을 잡아둔 상태.

당장 누구를 골라내기 마땅치 않아 고민에 싸인 선 감독. 일단 있는 자원에서 키우는 방법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