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모두 끝났다. 경기가 끝난 순간 상기된 표정의 김성근 감독은 “울고 싶었지만 울 시간도 없었다”며 축제를 즐겼다.

지난 해 우승을 놓치고 2년만에 되찾은 한국시리즈 우승반지. 그것도 4연승으로 손쉽게 따낸 의외의 쾌거에 김 감독은 “모든 선수들이 열심히 잘 해줬다. 이것이 SK”라고 선수들에 대한 대견함과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우승 소감은.

“이렇게 쉽게 끝날 줄 몰랐다. 최고의 경기를 했고, 삼성이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온 게 도움이 됐던 것 같다. 4경기 통틀어 우리가 주도권 잡고 경기해 굉장히 긍정적이었다.”

-마운드 운영에서 어떤 점에 중점을 뒀나.

“전병두와 이승호(37번)의 기록을 정리하다 보니 이승호가 삼성에 피안타가 없었다. 그래서 2차전 선발로 냈다. 사람은 깜짝 카드라 했지만 그런 기본적인 이유가 있었다. 결국 그것이 전체 로테이션에 큰 변화를 준 것 같다.” 

-특별히 고마운 선수가 있나.

“다 잘 했다. 오늘도 정우람은 손톱이 깨져 반이 날아갔는데도 등판했다. 송은범도 근육통 있는데 나가서 잘 던졌다. 이게 SK가 아닌가 싶다. 시리즈 전 막판에 팀이 처져있는 느낌이라 아침 8시부터 밤 6~7시까지 심하게 돌렸는데 그게 주효했던 것 같다.” 

이번 시리즈 고비가 언제였나.

“김광현이 1차전에서 나쁘면 4연패로 질 거라 생각했다. 플레이오프 5차전까지 가면서 차우찬이 못 나오게 돼 과감하게 김광현을 냈다. 이승호(37번)와 전병두는 상대 에이스와 대결을 잘 하는 스타일이다. 그걸 기대하고 2차전에 이승호를 냈는데 잘 됐다. 타자들은 걱정 안 했다.”

-2002년 LG 시절에 이어 대구에서 한국시리즈를 치른 감회는.

“지방에서 처음 우승하는데, 남의 집에서 헹가래쳐 미안한 마음도 있다. 4연승은 우리로서 아주 대단한 기록이다.”

-은퇴하는 김재현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LG에 있을 때 여기 대구에서 마지막 타석이라 생각하고 좋은 무대에서 대타로 내주려고 했는데 안타를 쳤다. 김재현이 대구 또 한국시리즈와 인연이 있는 것 같다. 아직 4~5년 더 할 수 있는데…. 나중에 술 먹으면서 한 번 얘기해봐야겠다.”

-아시아시리즈 준비는.

“너무 일찍 끝나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대표팀 선수들이 어떻게 빠져 나가느냐에 따라 팀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 또 한바퀴 심하게 (연습)시켜야겠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