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지만 2년 만에 가을잔치에 초대받았다는 사실에 만족해야 했다.

올 정규시즌에서 ‘젊은 피’를 앞세워 2위 돌풍을 일으키며 내심 4년 만의 대권 탈환까지 노렸으나 투·타 모든 면에서 1위 SK에게 압도당하며 한국시리즈를 4연패로 마감했다.

2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삼성은 두산과의 플레이오프에서 기록에 남을만한 명승부를 이끌었으나, 결국 이 ‘드라마 시리즈’ 후유증을 이기지 못하고 4년 만의 한국시리즈에서 맥없이 물러났다.

플레이오프에서 매 경기 접전을 치른 뒤 단 하루만 쉰 삼성으로서는 20일 가까이 힘을 비축한 SK를 당해내기가 버거웠다. 

타자는 힘있게 던지는 SK 투수 공에 잇따라 헛방망이만 휘둘렀고, 투수 역시 고비 때마다 한방을 얻어맞고 무너졌다.

두산과 매 경기 살얼음 승부를 벌여 SK전을 준비할 시간도 부족했다. 

1차전부터 SK가 잇따라 왼손투수만 기용하는 등 의외의 용병술을 내놓을 때마다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또 경험 부족으로 큰 무대에서 힘 한번 제대로 써보지도 못했다. 

팀내 주축으로 자리잡은 유망주들의 가을야구 무경험이 약점으로 작용했다.

젊은 사자들은 정규시즌과 그라운드의 공기 자체가 다른 가을 야구에 쉽게 적응하지 못해 상대의 노련한 플레이에 말려들었다.

유망주들의 경험 부족은 이미 예상했던 문제로 이를 베테랑들이 메워주지 못한 게 아쉬웠다. 결국 정규시즌에서 보여줬던 완벽한 신구의 조화를 발휘하지 못한 게 패인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삼성은 올시즌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낸 만큼 차기 시즌에 꼭 재도전하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우승 문턱에서 좌절한 건 아쉽지만 이번 경험을 값진 보약으로 삼겠다는 생각이다.

지난해 5위로 처지며 13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이 무산됐던 삼성은 올해 가을무대 재진출을 다짐했었다. 시즌 중반 오승환·권오준·윤성환 등 팀내 주전들의 줄부상과 부진으로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차우찬·안지만·조동찬·이영욱 등 젊은 선수들이 분발하며 한 때 1위 SK를 턱밑까지 추격하며 선전했다.

성공적인 세대교체와 큰 경기 경험까지 얻은 삼성, 내년 시즌이 중요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