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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올림픽]8년을 기다렸다…빙속의 미래, 두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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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2.20 14:20:00 수정 : 2018.02.20 22:05:43

ㆍ‘깜짝 스타’ 차민규·김민석, 메달보다 값진 새 얼굴의 등장

8년 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는 스피드스케이팅 종목에 출전한 두 명의 한국 남자 선수들이 시선을 모았다. 외국 기자들은 한국 기자들에게 “저 선수는 어떤 선수냐”고 되풀이해 물었고 공식 기자회견에서는 선수에게 “자기소개 좀 부탁한다”는 요청도 했다. 이승훈과 모태범. 유럽이 휩쓰는 남자 장거리와 단거리에서 나란히 금메달을 따낸 두 한국 청년에 대한 호기심이 밴쿠버를 가득 메웠다.

깜짝 금메달로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새 장을 열었던 두 선배들에 이어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후계자들이 등장했다. 지난 13일 김민석(19·아래 사진)이 1500m에서 동메달을 따며 시작된 남자 빙속의 새바람은 19일 차민규(25·위)의 500m 은메달로 더욱 거세졌다.

고교생 스케이터인 김민석의 가능성은 무한하다. 단거리 선수의 폭발적인 스피드와 장거리 선수의 체력이 동시에 요구되는 1500m에서 아시아 최초의 메달을 따냈다. 그동안 이 종목에서 아시아 선수의 올림픽 메달은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김민석은 메달 기대 종목인 팀추월에도 출전해 장거리 간판으로 맹활약하는 이승훈의 계보를 이을 1순위로 확실히 자리 잡았다.

불굴의 의지로 부상을 털고 일어나 첫 올림픽에 나선 차민규는 조금 늦었지만, 대신 화끈하게 16년 된 올림픽 기록과 타이를 이루며 은메달을 따냈다. 남자 단거리는 한국 선수들이 오랫동안 도전해온 종목이다. 남자 단거리의 간판이던 이규혁과 2006년 토리노 올림픽 동메달리스트 이강석이 이루지 못한 금메달의 꿈을 모태범이 2010년 이뤄냈지만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남자 단거리 종목이 정체기에 들어설 무렵 차민규가 등장했다. 차민규는 최소 2022년 베이징 올림픽까지는 남자 단거리를 책임져줄 수 있다.

당초 평창에서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이 메달을 기대했던 종목은 이상화가 출전한 여자 500m 외에는 모두 대회 후반에 집중돼 있다. 그 전에 ‘뉴페이스’들이 은메달과 동메달을 따냈다. 이승훈과 모태범 이후의 딱히 길이 보이지 않던 남자 스피드스케이팅이 새로운 해답을 확인했다는 것은 메달 이상으로 값진 소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