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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올림픽]선두 내줄 땐 ‘설마’ 실격 떠올라 ‘불안’…1위 골인 뒤에도 판정까지 가슴 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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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2.20 23:05:00 수정 : 2018.02.20 23:29:29

한국 여자 쇼트트랙 계주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2위로 올라선 김아랑의 재치 있는 역주, 마지막 주자 최민정의 절묘한 인코스 파고들기까지 한국 여자 계주의 저력과 뒷심, 기술은 명불허전이었다.

하지만 6번째 계주 금메달까지는 한 번의 고비를 더 넘어야 했다. 선수들도, 관중들도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공식 결과를 기다려야 했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여자 계주는 1위로 들어오고도 동메달조차 갖지 못했다. 4바퀴를 남겨놓고 반칙을 했다는 판정에 따라 태극기를 들고 세리머니를 준비하던 선수들은 허망하게 돌아서야 했다. 불과 일주일 전, 대표팀 에이스 최민정이 그렇게 메달을 놓쳤다. 여자 500m에서 2위로 통과하고도 생각지 못한 장면에서 반칙을 판정받아 실격됐다. 세계 최강으로서 언제나 견제받는 한국 선수들에게 반칙과 실격은 큰 트라우마다.

‘설마’ 하는 불안감도 있었다. 한국은 5바퀴를 남겨놓을 때까지만 해도 중국에 선두를 내준 채 캐나다와 2위를 다퉜다. 김아랑이 아슬아슬하게 2위로 자리한 채 다음 주자 김예진을 밀어줄 차례였다. 그러나 앞서 속도가 붙어 한 바퀴를 더 돈 김아랑이 살짝 지쳤다. 김예진을 밀어주다 넘어졌다. 그 과정에서 뒤에 오던 캐나다 선수가 김아랑에게 걸려 넘어졌다. 반칙 트라우마를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었다.

한국은 이후 무리 없이 달렸다. 김예진으로부터 순서를 이어받은 심석희가 성큼성큼 달려 마지막 주자 최민정에게 바통을 터치했다. 최민정이 맡은 마지막 두 바퀴도 아슬아슬했다. 심석희가 밀며 인코스로 들어간 최민정이 자연스럽게 중국을 추월했다. 최민정은 중국의 방해에 중심을 잃을 뻔하면서도 무사히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미 금메달을 확신한 심석희와 막내 이유빈 등은 울음을 터뜨렸다. 심판의 최종 판정은 쉽게 나오지 않았다. 전광판 화면에는 계속해서 김아랑이 넘어지며 캐나다 선수도 넘어지는 장면이 재생됐다. 한국은 불안감 속에, 중국은 기대감 속에 각자의 국기를 들고 판정을 기다린 결과, 마침내 장내 아나운서가 중국과 캐나다의 실격을 선언했다. 한국의 우승 확정이었다. 강릉 아이스아레나가 떠내려갈 듯한 함성으로 가득 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