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서로 달랐던 남북, 하나가 돼 가는 과정이 최고의 장면”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세라 머리 총감독이 20일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웨덴과의 마지막 경기를 마친 뒤 흐르는 눈물을 닦고 있다. 강릉 | 연합뉴스
경기 종료를 알리는 버저가 울렸다. 선수들이 제자리에 멈췄다. 스코어는 1-6.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은 20일 스웨덴전을 지면서 5패째를 기록했다.
선수들이 링크 가운데 서서 팬들의 박수를 받고 있었다. 이를 지켜보던 세라 머리 총감독(30)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머리 총감독은 2014년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으로 취임했다. 올림픽 개막을 보름 앞두고 단일팀이 구성됐다. 주변의 우려가 적지 않았지만 남과 북의 선수들을 빠르게 하나로 뭉치게 만들었다. 경기를 치를수록 내용이 좋아졌다. 어느새 단일팀은 헤어짐을 아쉬워하는 하나의 팀이 됐다.
머리 총감독은 눈물의 이유에 대해 “우리 선수들이 너무 자랑스러웠다. 지난 4년 동안 모두가 힘들었고 고생했다. 마지막 순간 빛을 봤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단일팀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머리 총감독도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고 양쪽 다 힘들었다. 시간도 부족했고, 압박감도 컸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빠르게 팀을 만들었다. 머리 총감독은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우리는 두 팀처럼 보이겠지만 우리는 링크에서 하나가 됐다”고 말했다.
올림픽 동안 최고의 장면을 묻자 “서로 달랐던 두 팀이 하나가 돼 가는 과정이 베스트였다”고 답했다. 용어도, 전술도 달랐지만 북한 선수들의 배우려는 노력은 대단했다. 머리 총감독은 앞서 “20분 예정이던 전력분석 미팅이 북한 선수들의 질문 공세에 1시간을 훌쩍 넘기기 일쑤였다”고 한 바 있다.
당초 단일팀 훈련을 폐회 때까지 이어갈 계획이었지만 대회 운영 규정상 링크 사용이 어렵게 됐다. 머리 총감독은 “비디오 미팅을 하는 등 훈련하지 않고도 최대한 많은 것을 북한 선수들에게 가르쳐주고 싶다”고 말했다.
25일 폐회식이 끝나면 다음날 헤어지게 된다. 머리 총감독은 “안녕이라고 말하는 일이 참 힘들 것 같다. 북한 코칭스태프, 선수들과 서로 잘 알게 됐고, 잘 따라줘서 고맙다”고 했다. 이어 “헤어지기는 할 텐데 지금 만든 이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며 “친선 교류전에 관해서도 논의 중이다. 북한 아이스하키가 더 나아지길 원한다면 적극 돕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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