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장사’가 거포의 자존심을 지켰다.

SK 3루수 최정(21)이 3년 연속 두자릿수 홈런을 터뜨렸다. 최정은 16일 잠실 두산전에서 1-2로 뒤진 7회 2사 1·2루에서 임태훈의 143㎞ 직구를 받아쳐 왼쪽 펜스를 넘기는 역전 3점 아치를 그렸다.

시즌 10호 홈런을 터뜨린 최정은 2006년 12홈런, 지난해 16홈런 이후 3년 연속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최정에게는 의미있는 홈런이었다.

올해 본격적인 스위치 히터로 변신한 최정은 홈런 보다는 타율에 신경썼다. 하지만 팬에게 ‘3루수=거포’란 이미지를 확실하게 심어주기 위해 최소한 두자릿수 홈런은 터뜨리길 소망했다.

최정은 김동주(두산)와 이대호(롯데)·박석민(삼성)·이범호(한화) 등 거포들이 즐비한 3루 포지션에서 최소한의 자존심을 지키기 싶었고 결국 그 꿈을 이뤘다.

최정은 “불리한 볼카운트(2-0)여서 모아니면 도라는 심정으로 방망이를 돌렸다. 올해 목표로 했던 두자릿수 홈런이 팀 승리로 이어져서 기쁘다”면서 “올림픽 휴식기를 통해 타격 밸런스가 좋아졌다. 이젠 팀이 하루 빨리 한국시리즈에 직행할 수 있도록 집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