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전. 이승호(27·SK)는 5년 만에 한국시리즈 무대에 섰다. 오랜 부상과 재활 끝에 돌아와 오랜만에 선 한국시리즈였지만 자신감이 넘쳤다.

　두산과 5경기를 치르는 동안 매 경기 등판했다. 불펜에서 5.2이닝을 던진 동안 안타는 단 2개. 9개의 삼진을 잡고 1실점해 SK의 한국시리즈 2연패를 이끈 일등공신이었다. 후배 최정에게 ‘양보’는 했지만 한국시리즈 MVP를 놓고 치열하게 경합했다.

　그 자신감은 생전 처음 서 보는 도쿄돔 마운드에서도 그대로였다. 상대는 아시아 최강이라는 일본에서 우승컵을 거머쥔 세이부 강타선이었다.

　이승호는 13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08 아시아시리즈 첫 경기 세이부전에서 네번째 투수로 등판해 3이닝 동안 무안타 무실점으로 4-3 승리를 이끌어 승리투수가 됐다.

　에이스 김광현이 예상 외로 일찍 무너져 쉽지 않은 경기였다.

　윤길현과 정우람에 이어 7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이승호는 세이부 중심타선을 완벽히 틀어막았다.

　7회 1사후 2번 쿠리야마를 볼넷으로 내줬지만 3번 히라오를 우익수플라이로 처리했다.

　8회에는 4번 나카무라와 5번 고토까지 연속 삼진으로 잡은 뒤 6번 사토를 2루 땅볼로 처리해 삼자범퇴로 완벽하게 막았다.

　세이부가 8회말 9번 자리에 왼손타자 하라를 대수비로 내보내는 바람에 이승호는 9회 다시 마운드에 섰다. 아웃카운트 2개를 잘 잡은 이승호는 힘이 떨어진 듯 하라를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톱타자 아카다를 3구 삼진으로 잡으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투구 수는 46개. 1점차 승리였다.

　이승호는 경기 후 “9회 등판하고서 힘이 조금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처음 두 타자를 잘 잡았는데 마지막 하라에게 볼넷을 내줘 아쉬웠다. 어떻게든 경기를 마무리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며 “한국시리즈에서 얻은 자신감이 오늘도 크게 작용했는지 전혀 떨리지 않았다. 포수 박경완 선배님이 아픈 몸으로 나오셔서도 편하게 던질 수 있도록 리드를 잘 해주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