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타격 3관왕에 오른 두산 왼손타자 김현수(20)의 성적표다. 김현수는 베이징올림픽 대표팀에 합류해 깜짝 활약을 하며 금메달의 일등공신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는 국내 최고의 타자라는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다.

1차전에서는 올시즌 처음으로 벤치에서 번트 사인이 나왔고, 2차전에서는 자신의 자리인 3번을 내주고 5번으로 타순이 조정됐다.

3차전에서는 안타성 타구 2개가 삼성 박진만의 수비 시프트에 걸려 고개숙였다.

베이징 무대에서도 강심장을 자랑했던 김현수였지만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 맞이하는 포스트시즌은 조금 긴장했던 모양이다.

그러나 김현수가 예전 모습을 찾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김현수는 21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그동안의 마음 고생을 훌훌 날려버렸다.

4차전까지 2할대에 머물던 김현수는 결승 홈런 포함, 5타수 3안타 2타점 3득점을 올렸다. 전날 2연속 안타를 때린 데 이어 연속 3안타를 때려 5연타석 안타로 플레이오프 타이 기록을 세웠다. 덤으로 김현수는 MVP(최우수선수)에 선정돼 상금 100만원도 거머쥐었다.

1회 1사 1루에서 좌전안타로 포문을 연 김현수는 2-2로 맞선 3회 두번째 타석에서는 짜릿한 손맛을 봤다. 삼성 선발 배영수의 129㎞ 포크볼을 받아쳐 오른쪽 펜스를 넘기는 1점 아치를 그렸다.

타격에 자신감이 붙은 김현수는 3-2로 박빙의 리드를 하던 5회 2사 2루에서는 다시 1타점 우전 적시타를 날려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팀 승리에 보탬이 돼 기쁘다”고 밝힌 김현수는 “그동안 타석에서 소심했는데 오늘은 자신있게 치려고 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또 “홈런을 칠 당시 걸어나가지 않고 치고 나가려 했다. 타석에 서서 후회하지 않게 집중했다”며 “강하게 친 것이 홈런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