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시즌 무대지만 초조한 모습은 없었다. 2번으로 출전하는 어색함도 없었다. 삼성 타선의 ‘젊음피’ 박석민(23)이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자신의 독무대로 만들었다.

삼성과 롯데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이 벌어진 8일 부산 사직구장. ‘스마일맨’ 박석민은 ‘큰 경기인데 떨리지 않느냐’는 질문에 해맑은 미소로 답을 대신했다. 평소와 같은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겠다는 자세였다.

박석민은 올해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지난해 상무에서 제대한 뒤 올시즌 유망주 꼬리표를 떼고 이젠 팀 타선의 중심에 자리했다. 심정수의 부상 공백을 완벽하게 메우면서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박석민의 잠재력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삼성 선동열 감독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그에게 2번 타순을 맡겼다. 4번에 대한 부담을 털고 공격형 2번 타자의 몫을 해달라는 주문.

박석민에게 자리는 중요하지 않았고, 선감독의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했다.

톱타자 박한이와 ‘테이블 세터’를 이뤄 1회 좌전안타→3회 중전안타 2개→5회 몸에 맞는 볼→7회 좌전안타까지.

쉼없이 방망이를 돌린 박석민은 5타수 4안타 3타점 2득점 1사구를 얻어내며 생애 최고의 날을 보냈고,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선정한 데일리 MVP(최우수선수)에 선정돼 상금 100만원까지 거머쥐었다.

선감독은 “석민이를 2번 타자로 배치한 것이 결과적으로 좋았다”며 “(박)한이와 함께 정말 잘해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석민은 “시즌 중에도 2번을 맡은 적이 있었다”며 “진루타에 신경쓰면서 타점 기회가 있을 때는 내 스윙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또 “일단 첫 단추를 잘 꿰서 기분이 좋다”면서 “내일도 반드시 승리해 대구 3차전에서 준플레이오프를 끝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자신있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