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에 이어 두산과의 플레이오프에서의 부진.

19일 플레이오프 3차전 선발인 두산 왼손 투수 이혜천(28)을 상대로는 올시즌 3타수 무안타.

하지만 삼성 선동열 감독은 올해 중심 타선을 이끈 ‘중고 신인’ 최형우(25)에 변함없는 신뢰를 보냈다. 대구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도 5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시켜 그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줬다.

삼성 한대화 수석코치도 경기 전 최형우의 부진에 대해 “큰 경기 경험이 없어서 위축된 것은 절대 아니다”라면서 “오히려 팀 동료는 잘 하는데 자신만 못하니까 너무 의욕을 보이는 것이 문제”라고 진단했다.

코칭스태프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최형우가 드디어 닫혔던 문을 활짝 열었다. 결정적인 순간에 통쾌한 홈런포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2-1로 리드하고 있지만 쫓기던 6회 1사 2·3루. 상대 투수는 변화구 제구력이 뛰어난 김상현. 최형우는 볼카운트 0-1에서 김상현의 118㎞ 커브가 높게 들어오자 힘차게 방망이를 돌려 우측 펜스를 훌쩍 넘겼다. 올시즌 팀내 홈런(19개)·타점(71개) 1위답게 해결사의 본색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그동안의 마음 고생을 한번에 날려버린 최형우는 3루 덕아웃에서 선감독의 격려를 받았다. 선감독은 “중요한 순간에 형우와 (박)석민이, (윤)성환이가 잘 해줬다”며 “세 선수의 활약으로 귀중한 승리를 얻었다”고 칭찬했다.

-플레이오프 3차전 MVP에 선정된 소감은.

△솔직히 지옥과 천국을 갔다온 것 같다. 호텔에서 ‘내가 왜 그랬을까’ 하고 자책을 많이 했다. 오랜만에 팀에 보탬이 돼 정말 기쁘다.

-어떻게 슬럼프에서 탈출했나.

△플레이오프 1차전이 끝난 뒤 잠을 자지 못할 정도였다. 친구들(조동찬·안지만)이 많이 격려해줘 다시 힘을 얻었다.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했나.

△홈런일 줄은 알았다. 커브를 노리지는 않았지만 상대 투수가 너무 쉽게 생각한 것 같다. 이번 포스트시즌의 내 성적을 보면 그럴 만도 하다.

-앞으로 활약이 기대되는데.

△플레이오프 2차전부터 조금씩 몸이 풀리기 시작했다. 오늘 홈런으로 슬럼프 탈출의 계기를 마련한 만큼 팬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